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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성 Aug 14. 2024

포맷할 수 있다면 하실 건가요?

24.08.14

"망각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영화 이터널선샤인을 보면 이 구절이 머릿속에 남는다.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실수들과 부끄러운 순간들, 자신의 과오를 모두 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없던 일처럼, 어제의 걱정들, 내일의 걱정, 잊고 싶은 연인, 상대방에게 했던 어리석은 행동 등을

마치 컴퓨터의 메모리를 포맷하는 것처럼 쉽게 없애버리고

매일 쌓이는 쓰레기 같은 감정들을 쓰레기통에 쉽게 버릴 수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하는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살아가는 순간들에 쌓여가는 행동과 데이터는 없앨 수 없고

그 순간들에 과오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고 있으며,

부끄러움을 느끼고 없앨 수 없었기에 나는 더욱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런 순간들을 만약 지워갔다면

이터널선샤인에 주인공들처럼

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포맷을 할 수 있다면 잊고 싶은 부분들이 있지만

그건 결국 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포맷을 할 수 있다면 포맷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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