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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성조 Jan 12. 2022

방학하니 떠오르는(1)

쉬는 시간_내가 들었던 환장하는 질문들

아이들은 질문을 참 많이 한다.

너무 많이 들어서 머릿속에 새겨진 질문들을 옮겨 적어본다.


<3대 질문>


1. 선생님 몇 살이에요?

- 100살이요~

* 우우우우우우우우우


2. 선생님 결혼하셨어요?

- ... 비밀이에요~

* 결혼하셨어요!!!?????!!!!

- (.. 후) 안 했어요~

* 오 하셨을 줄 알았어요!!!!

* 봐봐 안 하신 거 맞잖아!!!

-  ...... (빠직)....


3. 그럼 선생님 아기 있어요?

- 편견이 없어서 좋구나... ^^



<급식 1_5학년 > 


* 선생님, 급식실 나가서 요구르트 먹어도 돼요?

- (.. 되겠냐!!!!) 여기서 먹고 가세요~ ^^



* 선생님만 왜 돈가스 두 개에요?

* 왜 쌤들만 두 개 받으세요!!!! 불평등~~ 우우우

- 00 이도 두 개 먹고 싶어?

* 네!!!

- 00아, 선생님이 왜 선생님이 됐는지 아니??

* 왜요??

- 선생님은, 돈가스 2개 먹으려고 선생님이 되었어.


* 그냥 1개 먹을게요...!!



<급식 2_1학년. 실화>


_ 밥 먹는 중 (냠냠냠)


* 선생님! -

- 왜~ 00아?

* 선생님 똥 마려워요!


 

_ 화장실 보내고 옴.



- (이제 한 술 먹어볼까 ^^)

* 선생님!

- 응~~ 00아!

* 경수가 없어요!

- ....?!!!!!!!!!!!!!! 응????

* 아까 밥 안 먹는다고 울면서 나갔어요.

- ... 어... 어디로?

* .. 모르겠어요!

- (이건 꿈이야..)  

* 선생님!

- (끊어지는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고).. 응?

* 요구르트 나가서 먹어도 돼요?

 



* 선생님 아까 쟤랑 쟤가 급식실에서 싸워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 그랬구나.. 근데 급식실 숟가락을 교실에 들고 오면 어떡하니...?




<교과서>


- (칠판에 학습 목표와 교과서 페이지를 쓴다.)

* 선생님~~  

- 응~

* 교과서 몇 페이지예요?!!!!!!

- (환장)




<체육>


_아침시간

- 선생님 체육시간에 뭐해요?

* 응 오늘 체육시간에 발야구해요~


_1분 후

- 선생님 체육시간에 뭐해요?

* 발야구해요~


_다시 1분 후

- 선생님 체육시간에 뭐해요?

* 응 발야구해~


_다시 1분 후

- 선생님 체육시간에 뭐해요?

* 발야구~~~~


_진짜 30초 후

- 선생님 체육시간..

* 발야구발야구발야구!!!!


(잠깐 조용)


_1분 후

- 선생님!

* 발야구.

- 엇 그거 아니에요!

* 아 그래? (민망) 그럼 뭐가 궁금해요?

- 선생님!

* 응응~

- 근데 오늘 체육 어디서 해요?


_ 요즘은 아예 체육 시간표 옆에 오늘 할 활동명과 장소를 써 놓는다.  당연히 똑같이 묻는다.





<12월 한정 5대 질문>


 1. 선생님 방학식 언제 해요?


 2. 선생님 개학식은 언제 해요?


 3. 선생님 방학 숙제 많아요? / 방학 숙제 뭐 있어요?


 4. 선생님 크리스마스이브 때 저희 체육 해요?


 5. 선생님 내년에 몇 학년 하는지 정하셨어요?  

_ 우리 학교는 맹세컨대,

   2월 전까지 선생님들도 진짜 모른다!


- (근데 6학년은 못하겠다 이놈들아~~) 글쎄~~

  * 6학년!!!!!

  * 우우우 2년은 안돼!!!

  * 왜! 난 좋아!

  * 나도!

  * 굳이..?

  * 왁자지껄 어쩌고 저쩌고

 

-  고만...

  * 계속 왁자지껄 시끌시끌 시끌벅적

  * 1학년도 해 보신 적 있어요?

  * 영어 선생님이시면 좋겠다!

  * 응 안 물어봤쥬~

  * 저희 6학년 되면 다 갈라져요?

  * 예에에에 반 폭발이다!!!!!!!

  * 반 편성 언제 다 돼요?

  * 한 반에 몇 명 들어가요?


 - 얘들아..??

  * 왁왁왁

  * 빽빽빽

  * 꽥꽥꽥

 

- .... (후. 복식호흡 준비 중)

- 그마아아아아안!!!!!!!

* (드디어 조용)

- 수업하자 ^^




8살 때부터 19살 때까지

무려 24번의 방학이 있었지만,

담임 선생님 생각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선생님들은 쉬면서도 문득

환장하던 아이들이 떠오르는구나.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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