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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성조 Jan 28. 2022

방학하니 떠오르는(2)

충전이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보기

 힘들어서 충전이 필요한데, 카페인도 월급도 안 먹히는 날에는 유치하지만 이런 걸 꺼내본다.


- 체력 검사 때 악력 테스트 시범을 보여준 이후로, 한동안 힘이 무지하게 세다는 이상한 소문이 나버렸다. 빈말이라도 하늘하늘하다고 한 번쯤 해주면 안 되겠니~ ㅋㅋ


- 평소에 말도 잘 없던 애가 슥 다가와, 슥 그림을 내밀고, 슥 사라져서 감동받았던 기억. 옷 디테일에 머리 모양까지 너무 닮아서 소름이 돋았다.   



- 스승의 날 전날 '편지는 드려도 돼요? 진짜 돼요?'라고 세 번 정도 묻고, 하루 온종일 뭘 꼬물꼬물 하더니 다음날 편지와 함께 가져다준 그림.


작년 가을. 당시 아이들은 오징어 게임에 눈이 헤까닥 돌아가 있었다. 18세 관람가면 뭐하냐고~ 유튜브에 다 나오는데!

- 한 아이가 전부 그려낸 수많은 코스튬 버전의 나.. ^^;; 애들은 숙제를 내주면 나를 '마녀쌤'이라고 부르고, 체육을 시켜주면 '우윳빛깔 천사쌤'이라고 부른다. 한창 숙제를 미친 듯이 낼 때였는데, 차마 마녀라고는 할 수는 없었는지 (착한)이라고 앞에 써놨다. 귀여워.



- 지인들이 매우 똑같다며 감탄했던 (눈과 머리가 매우 큰) 나... ㅋㅋㅋ 발전하는 관찰력에 박수를 -



- 어쩐지 점점 많아지는 마녀 그림. 우리 반 까불이들은 이 그림을 보고 대번에 '포토샵이 너무 심하다'며 야유했다.

 


- 정말 감동받았던 말. 힘들 때마다 꺼내 볼 말. 평생 박제다!-


- 과학 우주 교실 꾸미기 수업 후, 한 아이가 또 다른 작품을 하나 가져왔다. 우리들 모두 22개의 별이라나- 낭만적이야 정말!

 


방학보다 너희들이 있어서 좋은 직업. 하루에 열댓 번 정도 뒷목을 잡고 속으로 대차게 욕을 할 때도 있지만, 모니터 화면 말고 웃는 얼굴들을 매일 보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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