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서 살아 춥지?"라고 묻는 이가 있으나, 그건 아니고 현재 우리 집 온수가 안 나온다.
한때 유행했던 목조주택 집짓기 열풍에 편승하여 집을지었는데그래도 단열은꽤 잘되는 편이다.그 덕에 방심했던 탓일까? 영하 15도까지는 좋았는데 한파 4일 차 영하 17도에선 여지없이 막혀버렸다. 그나마 어느 집은 보일러도 안 돌아간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위안할 수밖에...
그럼 이추위에 온수가 안 나오는데 어찌 살까?
우리 집은 아이들이 물을 끓여먹는 것을 좋아해서 7~8리터짜리 주전자가 있다. 저녁에는 거기에 물을 끓여 한주전자 당 한 명이 샤워를 하고, 아침엔 한주전자만 끓여서 내가 머리 감고 세수하고 난 후 남은 물로 남편이 세수하고 끝이다. 애들은... 중학생인데 아침엔 안씻는다. 저녁에 종종 샤워를 할 뿐이다. 평소엔 손, 발, 세수 끝! 코로나라고 집에서만 지내니 많이 안 씻어도 된다는것이 그들의 이론. 여하튼 코로나로 인해 물을 많이 안 끓여도 된다니, 웃픈 일이다.
우리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아 한두 명 빼고는 한파 피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이쯤 되면 '단독주택 살아 힘들지?'라는 무언의 질문이 "힘들어서 어떡해"와 함께 오는 듯하다.
그럼 나는 "그냥저냥 할만해^^"로 답을 하고,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힘들 때가 더 있겠지만 그래도 단독주택이 좋아!'라고 답을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더 힘든 건 사실이다. 온수가 안 나온 것 때문에 더 힘들고, 찬물에 손을 넣어야 하는 고통이 뼈를 아프게 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앞으로 기상이변으로 더 매서운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지혜(별거 아니다. 수도꼭지를 온수 쪽으로 돌려 밤새 졸졸 흘려보내면 된다.)가 생겼다. 담에 잘하면 돼지 뭐^^
퇴근하여 집에 와보니 마당의 태양열 정원등 위에 4일 동안 쌓였던 눈이 녹아 조명이 들어와있었다. 그 불빛이 퇴근하는 나를 반겨주는 듯하여 미소를 짓게 된다.이렇듯 단독주택엔 의외의 것들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