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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종영 Apr 19. 2021

동영상으로 댓글을 단다면 악플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악플을 해결하기 위한 사견 - 원초적 변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병들어버린 온라인 생태계. 어쩌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행태가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자주 목격됩니다. 여기저기서 자성의 목소리가 이 병든 환경을 언급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은 더욱 불편합니다.


앞서 언급한 '이해관계자'들의 과제는 어떻게 보면 선행과제가 아닙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공재의 혜택을 받는 모두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모든 개인이 지금의 기술 수준에 부합하는 '태도'와 '도덕적이고 이성적인 인식'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 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자정작용을 위한 선플운동이 기대를 모았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 당시에도 지적됐지만 모두가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온라인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말투나 논조 등은 현실에서 결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지극히 감정적이고, 선정적이며, 극단적입니다. 그 이전에 비논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가상세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라지만 의사소통에 적합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일부 누리꾼의 댓글은 오롯이 비속어나 욕설로만 채워지기도 합니다. 그들의 현실 대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되지 않을 만큼 파괴적인 행태가 쉽게 목격되곤 합니다.


대다수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들은 '필터'라는 기능을 통해 극단적인 욕설, 비난 등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계적인 여과 시스템이기에 악플러들은 이를 쉽사리 회피해 비겁한 흔적을 남기고 있죠.


결국 이용자 모두가 노력하는 게 우선돼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각성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피해자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소시오패스가 물을 흐려 선행과제가 불발된다면, 그리고 모두의 노력으로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극단적으로는 익명성이라는 태생적 요소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온라인 생태계가 조성되기 시작할 때에는 완전한 익명성이 담보됐습니다. 그렇지만 무분별한 공격이나 범죄 등 부정적인 측면이 갈수록 커지면서 실명인증을 하기 시작했죠. 최소한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요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행태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고도화된 수법의 범죄가 등장하기도 했으며, 극단주의자들의 커뮤니티 내 폭력성은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익명성을 걷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정작용이 효과를 볼 때까지.


익명성을 걷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은 단연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겠죠. 초창기에는 자신을 온라인에 드러내는 부분에 있어서 거부감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SNS가 대중화되면서 자신을 노출하는 것도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일반인이 본인의 일상을 가감 없이 알리기까지 할 만큼 과거에 비해 꺼리던 경향이 많이 줄었습니다.


가상세계 발전 단계와 유사하게 커뮤니케이션 양상도 변화와 시도를 거듭해야 합니다. 소설, 만화와 같은 온라인 콘텐츠를 예로 들어봅시다. 천리안이나 나우누리와 같은 고전 통신 방식, 그리고 여기에서 등장한 초창기 커뮤니티 시스템. 이때 각광을 받았던 콘텐츠는 오로지 글로만 이뤄진 소설이었습니다.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처럼 당시에도 인기를 끌던 작품들은 영화화되기도 했죠.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텐츠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그림들이 삽입되기 시작했으며, 3D나 VR 기술, 더 나아가 동영상을 접목시킨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댓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스템이 개선됨에 따라 글만을 적던 게 그림을 첨가할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보다 효율적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죠. 동영상으로 댓글을 다는 시대도 이미 찾아왔습니다. 몇몇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제품 구매 후기를 동영상으로 남기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 착안해 대다수 댓글 체계를 동영상 커뮤니케이션 형태로 전환한다면 일시에 악플을 소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스템화하기에 어느 정도의 예산은 소요되겠지만 그 어떤 방법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당장은 현 수준보다 소통 빈도가 줄어들지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낯선 장치도 적응하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익숙해질 겁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자정작용을 가속화한다면 깨끗한 온라인 환경이 금세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시범적으로 펼쳐볼 만한 대안이라 확신합니다. 여태껏 이어져온 지지부진한 정책이나 대응이 획기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급진적인 방법이지만, 단시간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있습니다.

 

너무 급진적이라면 과도기를 설정, 글·동영상 커뮤니케이션 두 채널을 번갈아 운용하면 됩니다. 당연히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이주'를 권장하면서 정착에 힘써야만 합니다.


부적절한 행태를 근절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이겠지만 이 외의 장점도 분명합니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효과적이고,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성립된다는 건 동영상 커뮤니케이션의 큰 매력입니다.


만약 '간접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정착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 전체로 확장시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소규모 커뮤니티 내에서 활용한다면 구성원들의 의견이 오롯이 반영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가 익숙해진 건 어쩌면 좋은 신호일지 모르겠습니다. 건전한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한 의사소통은 우리 사회를 보다 긍정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만, 과제라 칭하면서 기술한 내용들은 의미 없는 것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국회의원이 아니며, 교사도 아니며, 연예인의 삶을 살아보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 바라본 세상과 거기서 도출한 과제일 뿐입니다. 논의하고 있는 사안을 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집단지성입니다. 각 이해집단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오염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주제로 삼고 최적의 과제를 도출해야만 합니다.


도출된 과제는 서로 연계돼 대의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 방향에 따라 모두가 하나 돼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거대한 위험을 내포한 복합적인 사회 문제지만 해결마저 어려운 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힘을 표출해냅시다. 개별적으로 보면 각자가 내디딘 작은 발걸음이겠지만, 이 걸음이 하나로 이어지면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굵직한 족적이 될 겁니다.


그저 하루빨리 과거의 피해자들을 위로할 수 있고,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가까운 미래에 깨끗한 가상세계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로운 기술이 오로지 우리네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데에만 쓰이길 온 마음을 다해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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