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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윤 Jun 30. 2022

학창 시절....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최선을 다해 놀고...

최선을 다해 학교생활에

집중하고 싶다.



친구를 좋아하던 조용한 아이.

자유로운 세상을 좋아하던 아이가....


이사를 가고 전학을 하고 모든 게 달라져버린 그 아이..




나는 친구를 좋아한다. 어렸을 적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아서 그랬는지 항상 친구들과 있는 것을 좋아했다.

노는 걸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던 내가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갔다. 거리가 조금 있어도 전학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 선택이 나에게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전학 당일. 첫날부터 나는 시끄러웠다. 예전 학교의 교복을 입고 등교를 했는데 내 교복이 문제가 되고 말았다.

짧은 치마.. 짧은 블라우스.. 슬리퍼 ' 이상하다. 우리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다 이렇게 입었는데 왜?'라는 생각도 잠시 교무실에서 나를 부른다.


" 너 어디서 전학 왔어? 무슨 사고 치고 온 거야?"

" 아닌데요. 저 기사 때문에 학교 옮긴 건데요.."

" 교복 꼬락서니 하고는..."


교무실뿐만이 아니었다. 내 교실로 찾아가는 복도... 여기저기서 소곤소곤거린다.

" 야 쟤 교복 좀 봐. 문제아인가?  "

아.... 모든 게 잘못됐다..


학교에 적응을 하고 좋은 친구들은 만났다. 의리 있고 멋진 친구들이 었지만, 나처럼 자유로운 아이들도 함께였다. 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매일이 즐거웠다. 좋게는 즐거움... 나쁘게는 지멋대로.. 

지각은 기본이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땡땡 이리 치는 게 일수였다. 그렇다고 날라리? 일진?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 감정에 충실한 고삐 풀린 망아지 즉 어른들이 혀를 두르는 문제아였다.


중학교는 그래도 낫다. 고등학교를 올라가는 순간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가 아니었다. 이왕 공부 때려치운 거 후회 없이 놀아보자 가 되어버렸다. 그냥 나만의 합리화...이다. 심심하면 땡땡이를 치고 놀이동산을 가고, 지각을 하고.. 부모 속 썩이는데 1등 상을 받아돼 될뻔했다.


어느 날 점심시간... 친구들과 저 멀리에 있는 분식집을 가고 있었다

" 야 보운! 야 김보운! " 어디선가 나를 부른다. 

두리번두리번 큰 건물 창가에서 누군가 나는 부른다.... 아빠다...


" 너희들 학교에 있을 시간에 어디 가니?" 

" 어,, 음.. 떡볶이 먹으러가.."

"휴 먹고 늦게라도 바로 들어가." 한숨 섞인 아빠의 목소리..


지금 생각해보면 " 너희들 떡볶이 먹고 학교로 꼭 들어가.. 다른 길로 새지 말고 이 꼴 통들아! "라고 하신 거 같다.




지금까지 글을 읽어 내려오면서 궁금한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렇게 자기 멋대로인 아이를 왜 쥐어박지도 않고 내버려 둔 건지... 포기를 한 건지... 말이다.


우리 부모님은 감사하게도 나를 믿어 주셨다. 갑자기 변한 나를 보면서 괜찮아지겠지.. 좋아지겠지 하시던 마음이 나중에는 학교만 무사히 졸업해라. 나쁜 짓만 하지 말아라 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 마음에 대답하듯 나는 아주 자유롭게 날뛰었다.


다행인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나는 담임 선생님 복이 있었다.. 

학교에 지각을 하면 " 보운아 이제 준비하고 학교 와야지, 기다리고 있으마. " 

땡땡이를 치고 놀러 나가면 " 보운아 어디니 그것만 다놀고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담임선생님이 복이 없었을까?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자퇴를 하고 말았다. 친구의 자퇴, 갈피를 못잡는나.. 자유로움은 멈췄지만 의미 없는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다. 

다행이 나는 무사히 남은 친구들과 함께 졸업을 하게 되었다.




추억이 된 골 때리는 학창 시절... 지금도 친구 부모님은 한 번씩 전화가 오신다.


" 이것들아 너희들 진짜.. 아휴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골 때린다. 그래도 아무 일 없이 졸업해줘서 고맙다."


내 이야기가 부끄럽지 않냐는 사람들도 계신다. 하지만 난 부끄럽지는 않다. 

대신 우리 아이들이 나를 안 닮기를 바라본다..


어른들은 엄마가 된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 보운아 다시 학교생활로 돌아간다면 공부 열심히 할 거야?"

" 아니, 난 더욱 열심히 놀 거야.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학교를 나갈 거야. 그게 제일 후회가 돼."


사람이란 자기가 결심한 만큼 행복해진다. [에이브라함 링컨]


그 시절 나는 자유로움을 결심했을까? 그러니 후회는 없는 것도 같고.... 라며 합리화를 해본다. 

하지만 학생이 학교를 마음대로 간다는 건 말이 안 되는 행동이다. 

무슨 이유를 갖다 붙인 들 그건 모두... 잘못된 행동.


그 시절 나는 즐거웠지만.. 나처럼 자유로운 청소년들에게는 말하고 싶다.


" 얘들아, 놀고 싶으면 학교 가서 놀고, 학교 끝나고 놀아도 시간이 많아. 그러니 꼭 이루고자 하는 꿈을 생각해줘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조금의 시간이라도 투자해줘. 어른이 되어 과거를 돌아보았을 때 ' 아 나 열심히 살았다 ' 할 수 있게... 꿈도 즐거움도 포기하지 마"




부모님께

그때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 나쁜 길로 가지 않게 잡아줘서 고마워. 고삐 풀린 망아지여도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오빠

나 때문에 맨날 속 터져도 잔소리 한번 안 하고 예뻐해 줘서 고마워. 이유가 뭐든 내편에 서서 변호해줘서 고마워. 표현은 안 했지만 우리 착한 오빠 마음고생시켜서 미안했어.


담임선생님

말 안 듣는 저는 항상 다독여줘 거 고맙습니다. 매일 대화로 풀어가 줘서 고맙습니다. 친구가 그만두고 갈피를 못 잡을 때 제 손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이 믿어주시고 보듬어 주셨기에 무탈하게 졸업을 하고 엄마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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