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중에서
카톡창에 남겨진 숫자 1.
단순한 숫자일 뿐인데 그 가장 작은 숫자가 내 마음을 짓누른다.
읽히지 않은 메시지,
끝내 닿지 못한 마음 한 조각.
'1'이라는 숫자가 언제부터인가
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루 종일 휴대폰을 쥐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전송 버튼을 누르려던 손끝은 늘 망설임에 머물렀다.
'잘 지내?'
'보고 싶어.'
'내가 미안해.'
마음은 늘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침묵이 두려웠다. 돌아올 답장 대신 외면받고 있다는 상처까지 남을까 봐.
외로움은 함께 있어도,
그 말이 닿을 수 없는 자리에서 시작이 되었다.
숫자 1.
그것은 세상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높은 벽이었다. 어떤 말도 넘지 못하고 어떤 마음에도 닿지 못한 숫자.
사랑이든 우정이든,
모든 관계가 결국엔 이 벽 앞에 멈췄다.
나는 끊임없이 2가 되려 애썼지만
늘 1의 자리에 머물렀다.
사람과 사람 사이.
짧은 거리 하나.
끝내 건너지 못한 거리.
언젠가 그녀가 무심코 한 말이 기억난다.
"인생은 결국 혼자야."
그 단어 하나가 내 안을 가득 메웠다.
둘이기를 포기한 말,
연결을 단념한 말이니까.
함께 있어도 혼자인 순간,
가장 깊은 외로움이 찾아왔다.
그날 이후,
나는 손끝에 걸려 있던 모든 말을 내려놓았다.
사랑은 그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더 많은 말을 남겼지만, 그 말들은 끝내 전해지지 않았다.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외롭게 바뀌어도, 숫자 1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숫자 1.
끝내 닿지 못한 사랑의 모양.
사랑도, 미련도, 진심도
끝내 건너지 못한 자리.
홀로 남겨진 숫자 1처럼,
이해받고 싶었지만 이해를 포기한 마음.
사랑하고 싶었지만 사랑에 실패한 마음.
세상과 연결되기를 원했지만,
끝내 단절을 선택한 마음.
숫자 1은,
지금도 내 카톡창에 남아 있다.
아직 읽히지 않은 말들과 함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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