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괜찮아?>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중에서

by 구정훈



누군가,

다정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그런데,

그 다정함이 내 안을 조여 온다.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르고

아무 말도 내뱉을 수 없었다.


"괜찮아?"


아니,

바로 그 다정함 때문에

고개를 들 수도

눈을 마주칠 수도 없었다.

가슴 안쪽이 계속 쿡쿡 찔려온다.


괜찮냐고 물아보는 말은

마치, 누군가 손끝으로 상처를

건드리는 것처럼 들려온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 없었다.


어떤 말도,

이 아픔을 설명해 낼 수 없었고

어떤 침묵도,

이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


다정함은 때때로 잔인했다.

고통에 달라붙어 더 깊숙이 파고든다.


숨을 들이쉴 땐 가슴이 아팠고

내쉴 땐 눈물이 흘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들었다.


‘괜찮아?’

그 말은 위로였겠지만,

지금의 나에겐 숨을 끊는 칼날이다.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지도,

고개를 가로저을 수도 없었다.


가끔은,

사람의 다정함이

세상에서 가장 아프다.


어루만지려는 그 손길이

상처를 다시 찢는다.


그럴 땐,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지나가기를

그저 지나가기만을...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눈꺼풀 너머로 고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를 위로하려 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나를 더 아프게 한다.





살다 보면,

다정함조차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있다.


때로는,

위로받는 것조차 힘겨운 고독의 시간에 머문다.


이해받고 싶으면서도,

이해받는 순간

더 깊이 아파지는 역설 속에서


나는 결국,

이 고통을 스스로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


언젠가는,

그 다정함을 따스함으로

다시 느낄 거라는 희망을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숨겨본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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