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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Feb 01. 2021

1. 고양이는 요물인가?

고양이에 대한 편견

1. 고양이는 요물인가?

고양이에 대한 편견



 





 '고양이는 어떤 동물인가?'


  주위에 물어보면 이런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요물이다. 정이 없다. 개인주의이다. 까칠하다. 도도하다 등.

  부끄럽지만 나도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고양이가 그런 동물인 줄 알았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닿을 듯 닿지 않는 존재. 닿기도 전에 도망가버리는 매몰찬 존재.

  하지만 이게 웬걸. 처음 키워 본 고양이는 신기할 정도로 사람 껌딱지였다. 바니는 고양이라는 종이 맞음에도 내가 알던 고양이들과는 달랐다. 이게 고양이라면 내가 알던 고양이들은 전부 고양이가 아닌 거였다.


  바니는 우리 집에 온 첫날부터 내 곁에 붙어있었다. 처음부터 내가 어딜 가든 따라다녔다. 잠을 잘 때는 꼭 내 곁에서 잤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내 옆에서 서성였다. 그 당시 나는 내 옆에 누군가 있는 게 어색해 자리를 자주 피했는데, 바니는 그런 나를 찾아내 곁에 엉덩이를 꼭 붙이고 앉았다. 바니는 어지간해서는 내 곁을 떠나질 않았다.


  신기했다. 얘는 날 왜 이렇게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걸까. 내가 한 거라곤 기본적인 의식주를 담당해주고 하루 두 번  놀아준 것밖에 없는데. 내 뭘 믿고 이렇게 살갑게 구는 걸까. 왜 내 손만 보면 고 자그마한 머리통을 내밀고, 쓰다듬어달라고 마구 보채는 걸까. 왜 내 무릎에 올라와서 행복하다고 고릉고릉 소리를 내는 걸까. 대체 왜? 대가 없는 사랑이었다.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게 당연하던 내게, 기브 앤 테이크가 당연하던 내게 이런 건 처음이었다. 어색하고 낯설었다. 돈을 안 냈는데도 불구하고 물건을 한아름 받은 듯 얼떨떨하기도 했다.


  '얘는 뭘까.'

  바니랑 살면서 제일 많이 한 생각이다. 뭐길래 이렇게 날 좋아해 줄까. 뭐길래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나. 대체 왜. 잘 모르겠다.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인가. 아닌데. 절대 아닌데.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보았다. 바니는 왜 날 좋아해 줄까, 하고. 엄마는 내가 좀 더 나이가 들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정말일까. 나는 나중에 이 대가 없는 사랑에 대해 알 수 있을까. 바니를, 혹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여전히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인가 보다.




(내 배 위에 누워있는 바니)

  고양이가 정이 없다는 건 다 루머이다. 개인주의고 까칠하고 도도한 건... 고양이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 사람도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것처럼.


  그래서 고양이는 어떤 동물인가. 나는 고양이를 이렇게 말하고자 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랑을 주는 동물이라고 말이다.



  고양이와 산다는 건 뭔갈 끝없이 배우는 것 같다. 내가 몰랐던 것들을 하나하나 배우게 되는 느낌. 사랑하는 법, 사랑 받는 법을 남에게 배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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