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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두부 Aug 01. 2022

이방인

종이에 색연필, 수채


콜만의 아버지는 유명한 사기꾼이었다. 그는 뉴스와 신문, 잡지에 나올 정도로 사기의 규모라든지 방식이 워낙 대범하고 영악해서 많은 사람들은 그를 혐오하기도 했지만 그의 뛰어난 사기 능력을 대단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그의 대단함을 말하긴 했어도 그는 나쁜 놈 그 이상은 아니었다. 결국 감옥에 가게 되었고 그의 가족들은 아빠를 잃었다. 그는 가족들에겐 누구보다 자상하고 능력 있는 아버지였다. 콜만은 그의 막내아들이었는데 막둥이로 태어나 유독 더 예쁨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7살이 되던 해에 그는 여러 번의 재판 끝에 감옥에 가게 되었고 콜만과 그의 가족들은 사람들의 무시와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야 했다. 콜만은 처음에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옥에 있는 아버지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이 여기저기 이사를 다니며 콜만도 여러 학교에 입학하고 조롱을 당하면서 그는 조금씩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매주 가던 면회도 어느새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런 콜만에게 뭐라 하는 가족은 없었다. 콜만은 그것 또한 화가 났다. 그는 어딜 가나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마치 지구에 잘못 오게 된 외계인처럼 말이다. 그는 그런 자신의 내면적인 부분들은 그림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미대에 입학한 그는 파란 얼굴의 이방인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졸업전시에 그가 그려낸 그림들은 단숨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콜만은 그동안의 자신의 마음에 대해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이라 생각해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마음이 아닌 ‘희대의 사기꾼의 아들이 그렸다는 그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콜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왜 자신의 그림이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그림 속의 남자처럼 이방인 일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콜만의 그림은 어느 사업가에게 대학전시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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