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기 실험실: 1번째 프로젝트 회고

by 김지오

좋아하는 일은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나를 깊이 이해하고, 내가 가진 강점과 원동력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점차 빚어가야한다. 내게 찰떡같이 맞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최대한 많은 프로젝트를 직접 열어보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 그 첫 단추를 끼웠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야외 요가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건강한 루틴, 운동, 맨발산책, 자연, 사우나 같은 부류를 좋아한다. 자연스럽게 웰니스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던 서울숲 요가 페스티벌에서 영감을 받아, 같은 장소에서 나만의 야외 요가 프로그램을 열어봤다.


사실 조금 두려웠다. 나는 전문 요가 강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내가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자격이 있을까 고민도 됐다. 하지만 요가 지도자 자격증이 모두 민간 자격이고, 참여자들이 안전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괜찮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프로젝트 목표/기획

사람들이 진정한 휴식과 활기를 얻어가기를 바랐다. 문제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해야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더 좋은 기획을 하려다보니 자꾸 실행을 미루게 돼서, 최대한 빠르게 실행하고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사이클을 돌아보는 것을 목표했다. 해보다 보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요가와 명상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러프하게 구상한 뒤, 다양한 요가 클래스를 경험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디어를 함께 브레인스토밍했다. 그분은 마치 걸어다니는 요가 매거진처럼 풍부한 레퍼런스를 알고 있어서, 정말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받은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여름과 숲을 느낄 수 있는 컨셉의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중간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협력하는 동작을 통해 서로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여담이지만, 그분과 통화하면서 반성했다. 웰니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은 했지만, 정작 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체험해보지 못 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프로그램 후기 한 줄 요약: 우당탕탕

처음이다 보니까 시행착오가 많았다.


1. 매미 소리가 너무 커서 내 목소리가 잘 안 들렸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다음 프로그램 때는 마이크를 사거나, 위치를 더 가깝게 조정해야 할 듯.


2. 괜히 왔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프로그램 내내 의심의 목소리가 마음 속에서 쩌렁쩌렁 울렸다.

괜히 왔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저들이 즐기고 있는 것 맞나? 별론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자꾸만 부정적인 상상을 하게 됐다. 프로그램을 리딩하는 내내 마음속에서 의심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와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사실 계속 어색하고 민망한 기분이었다. 명상을 가이드할 때도 괜히 내 목소리가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돼서, 결국 준비했던 것보다 훨씬 짧게 마무리하고 말았다.



예상 외로 괜찮은 피드백

일주일 내내 준비했지만, 실제 프로그램에서는 준비한 것의 절반 밖에 보여드리지 못했다. 솔직히 많이 아쉬웠고, 참가자분들이 괜히 시간만 허비했다고 느끼진 않을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피드백 구글폼을 확인해보니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다. 프로그램을 하며 느낀 끝없는 의심은, 결국 아무 근거 없이 혼자 만들어낸 추측이었던 것이었다. 준비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 번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의심은 자신감 부족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의심이 계속 들었던 건, 요가나 명상 리딩의 기본적인 ‘틀’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구성이 효과적인지, 어떻게 리드해야 하는지를 몰라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 결국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얻은 결론은, 최대한 빠르게 지식을 쌓아야겠다는 것이다. 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마구마구 진행해보고 싶다. 요가 지도자 과정처럼 최소한의 전문 지식이 뒷받침 된다면, 앞으로 웰니스 프로그램을 훨씬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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