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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May 22. 2023

무휼

 개화

사진: 한 율

검붉은 녹이 쓴 칼집을 움켜쥐면

묵직한 감각이 손에 스천천히 올라오고

소실을 갈구하는 빛은 날 끝에 맺혀 선명하게 떨어진다

     

끼기긱, 살얼음이 벤 날카로운 소리

칼을 빼들면 서늘한 기운이 아린 듯

선홍빛으로 물들일 산매화의 꽃망울은 눈앞에 흩어

    

생동하는 것들을 붉게 가로지르는 공기

서로의 숨이 벤 외마디의 낱말은 삶을 담는다

먼 지평선아지랑이처럼 먼지가 기 전 이미 결정된 일이었다

  

초록이 뒤덮은 오뉴월의 군영을 뒤감은 한기

그런 생각에 동요하는지 찌르르 떨리며 우는 활시위

지나친 모든 것은 필경 격정으로 끝을 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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