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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Feb 04. 2023

검은 싹

나무

사진: 한 율

어느샌가 피어난 검은 싹

어디에 뿌리를 내렸을까

어찌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은 밤

고요한 정적 속 울렁이는 숨결은 뒤죽박죽


분명 마음속 깊은 공간 어느 틈에 있겠지

그곳은 이미 추억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곳

사유를 거부하며 삐져나온 기억의 모퉁이

부딪히지 않으려 피하면서 잊고 싶었던 곳


신중히 형태를 감춘 것을 찾아

칠흑같이 더깨로 앉은 둠을 짚어나가며

심연의 색을 찾아 불분명한 경계 속으로

괜찮을 거야 수시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다


어느 순간 손에 스치는 오돌토돌한 검은 싹

바늘처럼 찌르는 섬뜩한 기분

지울수록 자라나는 검은 존재에 대하여

생각의 홍수가 휩쓸고 간 뒤 그것들로 뒤덮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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