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한 밤

밤이 스미고

by 한 율

밤이 스미고

흐르는 골목길, 사진: 한 율


삐뚤빼뚤한 어둠이

얼기설기 엉킨 그물 위에

새하얀 달은 조각나 쏟아지고

희뿌연 한숨은 차가운 손위로 떨어진다

옹기종기 모여 흐르는 골목길

건물들 사이 난간에 걸터앉은

나의 밤은 홀로 빛나는가

아니면 그 빛을 감추는가

상념은

밤하늘의 별처럼

촘촘한 그물을 뚫고

이내 머리 위로 올라가는데


주홍빛

가로등 불빛은

하염없이 쏟아져

말없이 머리맡을 비추니

내 고민은

칠이 벗겨진

갈색 담장 어귀에

황톳빛으로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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