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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보석 같은 아이들.

선생님은 같은데, 매해 아이들은 다릅니다.

by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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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고, 새로 전입해 온 선생님께서 물어오신다.


"작년 4학년은 어땠어요?"

(얼굴에 미소를 띠고, 부드럽게 대답한다)

" 보석 같은 아이들이었어요 "




그 아이들을 만난 것은...교직 8년차였다.


코로나가 발생했던 해에 1학년으로 입학한 아이들.

빛나는 초등학교의 시작을 어색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첫 만남을 했었지.

친구들, 선생님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잠깐 동안의 급식 시간에는 칸막이 안에서 마스크를 내려놓고 어색하게 식사를 했던 시간들.


작은 학교에서는 (주로 6 학급)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같은 반 친구들이 줄곧 한 반으로 성장한다. 작은 학교의 장점은 다른 학년의 아이들도 어느 정도 미리 파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서로 적응이 빠르고, 혹여 문제가 발생하여도 학교 구성원의 도움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은... 아이들이 4학년이 되었을 때.

아이들의 첫인상은... 참 순하고, 맑은 아이들이었다.


해마다 아이들의 분위기가 다르다. 에너지가 많은 아이들이 있고, 조용한 아이들이 있고...

그 해의 아이들은 적당한 활기에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

봄부터 겨울까지의 한 해살이에서 많은 일들이 있지만, 참 순탄하게 흘러갔다.

2학기에 몇 명의 친구들이 전학을 왔지만, 기존 아이들의 문화에 잘 어우러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 반에 도움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참 사랑스럽고 자기만의 세상이 행복한 친구였다. 다른 이가 볼 때에는 안쓰러울 수도 있으나, 그 친구의 세계에서는 항상 활기차고 행복하고 기쁜 감정으로 가득 차있는 아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동창인 아이가 우리 반에 있었다. 친구를 잘 이해하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한 작은 사회가 아이들을 더욱 성숙하게 했으리라.


나의 부족함을 반성했던 날도 있었다. 나에게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한 명이기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상담이 잘 이루어져서 오해를 풀 수 있었다. 그날은 많이 당황했지만, 그러한 일들이 쌓이면서 더 신중해지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태도가 쌓여간다.


교실이라는 사회는 매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체육 등 성취해야 할 학습과 함께 학급에서 작은 사회생활이 이어진다. 학습을 하는 과정안에서도 소통과 협의, 협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기에 그 안에서 아이들을 성숙해진다. 선생님 역시 그 안에서 배운다.

차분한 학습 태도, 경청하며 열린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 문제가 생겼을 때 성숙한 태도로 함께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갔던 그 해의 보석같은 아이들의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간직한 채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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