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고백
계단을 의자 삼았던 밤
피성적 대화를 연속했다.
가냘픈 달의 광을 안주 삼았는데,
결국 소박한 음성에 취해버렸다.
번민의 심정을
미련하게 썼다 지웠다.
동어 반복처럼
"운석과 유성의 차이가 뭔지 알아?"
"몰라."
"결국 떨어지면 운석이고, 아직 불 타 떨어지는 중이면 유성이래."
어디서 주워들었던
하찮은 지식으로
둔탁하게 뱉었다.
운석은 유성을 경험한다.
조금 말장난 같지만, 운석은 운석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유성이 떨어져 운석이 되는 거고, 운석이 떨어지다가 사라지면 유성이 된다.
유성은 자신을 소멸하여 결국 사라지지만 허망한 존재는 아니다.
운석은 그 실물로 제 자신을 불살라 자신의 분신을 남기지만,
유성은 소원을 남긴다.
결국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는 도중에 사라진다고 해도,
그들은 사랑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