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무의미를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뒷모습에 눈바래기한다.
원채 운이 없는 생물인지라
기적을 맹신하기엔 망상주의에 빠질까봐
계산 없이 꾀진 않는다.
하지만
너의 청춘을 만난 건,
기적이란 단어 말고는 자꾸 엇갈린다.
그건 아마 바다 같은 거지.
추레하게 부서지고 망가져도
다시 안아주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무의미를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책맞게 배고프다.
시들어가는 봄의 옷깃을 끌어당긴다.
만 년을 모방하는 마음으로,
네 이름으로 목구멍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