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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텀점프 Mar 10. 2024

슬럼프인가?

노력하지 않은 나의 좋은 핑계

4일 동안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느낌으로는 마치 한 달은 지난 것 같다.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습관이 되긴 되었나 보다.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아니 글을 쓰지 못한 이유는 쓸거리가 없어서였다. 일주일 동안 인스타를 위해 노력한 일이 별로 없으니 할 말도 생각할 거리도 없었다.


순간적으로 '슬럼프인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슬럼프가 성립하려면 열심히 노력하다가 번아웃이 되거나, 마음먹은 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와야 하는 상태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 슬럼프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노력하지 않은 나에게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에게 지금 슬럼프는 핑계이다. 다른 일로 바쁘다 하지만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딱히 다이어리를 살펴보면 그리 바쁜 것도 아니었다. 굳이 본다면 본업인 일이 봄이 되면서 바빠졌고, 여유 있던 스케줄이 타이트해졌다.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 매일 연속해서 일어났다. 덕분에 약간은 저주에 걸린듯한 별명까지 얻었다. Angel of death.


그러다 보니,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었다. 그나마 정신을 차리기 위해 집에 오자마자 강아지를 데리고 조깅을 하고 나니 정신과 몸이 환기가 되었다. 퇴근길에 집까지 끌고 온 정신적, 감정적인 찌꺼기들을 씻어낼 수 있었다. 밥을 챙겨 먹고, 약간 멍하니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다 보면 자야 할 시간이 되었고, 내가 아침에 야심 차게 적은 계획들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퍼스널 브랜딩 책에서 쓸거리가 없는데 그냥 마구 쓰는 글은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내용을 읽었다. 그것을 읽다 보니 내 글이 그냥 푸념만 될 텐데 이것도 민폐다 싶어서 아예 글을 쓰지 않았다. 이전에 읽었던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에서는 써라, 무조건 써라. 안 써져도 써라. 가 모토였다. 책을 읽다 보면 상반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고로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다시 쓰기로 했다. 반성의 글이든, 기록의 글이든 나에게는 도움이 되고, 이 글이 또 누군가에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줄 누가 아는가? 그러니 쓰지 않은 것보다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는 나는 2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련다.


인스타 포스팅은 하나도 하지 않았고, 클래스 101 강의는 한 개를 들었고, 퍼스널 브랜딩 책은 40% 정도 읽었다.


다음 주에는 인스타 포스팅을 반드시 2개는 하고, 퍼스널 브랜딩 책을 완독 하고, 클래스 101 강의를 4개는 들어야겠다. 2달이 되는 시점이 3주가 남았는데 이러다가는 클래스 101 완강하기와 씨름하다가 끝나겠다. 뭔가 강의 듣기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Cue가 필요하다. 아니면 매력적인 보상을 만들어야 한다. 뭐가 매력적인 보상일까? 책? 예쁜 그릇?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꽃? 옷? 지금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정말 너무너무 갖고 싶은 것이어야 하는데, 안 떠오른다. 나는 너무나 건조한 삶을 살고 있나 보다. 아니면 현재 삶에 너무 만족하고 있거나. 후자는 아닌데. 그럼 나는 건조한 것이다.


슬럼프라는 얄팍한 핑계를 대지 않고, 나는 솔직한 고백을 통해 다시 힘을 내려고 한다. 으싸! 으싸! 끝까지 해보고 결론을 짓자. 이번 한 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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