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수영은 둘 다 유산소 운동으로 올림픽에서 기본이 되는 종목 중에 하나다. 나는 달리기 중에 마라톤을 즐기고 있는데 수영과 마라톤은 매우 다른 종목이다. 먼저, 수영은 50m부터 1500m까지의 거리로 경쟁한다. 엄밀히 말하면 수영도 경영이라는 종목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영이지만 말이다. 마라톤은 42.195km를 부르는 말이지만, 대부분 10km, 21.095km 모두를 마라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라톤과 수영 경기와는 경기 시간 자체가 다른데, 수영은 1500m가 보통 15분 정도가 걸린다고 치면, 마라톤은 최소 2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어떤 운동이 좋은 운동이냐고 묻는다면 사실 두 운동이 유산소 운동이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거 같다. 그래서 본인에게 맞는 운동이 좋은 운동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내가 달리기라는 것을 처음 맛본 것은 체육고등학교를 입학한 후 첫 동계 훈련 때였다. 달리기의 기본조차 모르던 때 400m를 2분으로 뛰어야 했다. 이건 km당 5:00 페이스로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페이스를 준 것이었다. 매일 뛰는 지금이야 뛸 수 있겠지만, 달리기의 기본도 안된 나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었다. 당연히 2분은 맞추지 못했고, 그날 나와 내 친구, 그리고 1살 선배들은 3학년 선배 방으로 불려 가 원산폭격이라는 가혹행위를 당해야 했다. 이때부터였을까 수영선수를 은퇴할 때까지 달리기에는 엄청난 거부감이 들었고, 뛰는 것조차 너무 싫었다. 각종 방법을 이용해서 안 뛰려고 했다. 그리고 다시 뛰기 시작한 건 결혼 후였다. 웨이트를 기본으로 하고 있던 나는 유산소는 밖에서 빨리 걷기로 해결하고 있었다. 당시는 컴퓨터로 하는 일을 하던 직업을 가졌을 때라 체중은 눈에 띄게 불기 시작했다. 빨리 걷기를 하던 어느 날, 집에 조금 더 빨리 돌아가고 싶어 졌고, 그날부터 뛰기 시작했다. 그날은 영하 10도 가까이 되던 겨울 새벽이었다.
수영은 대부분 실내에서 하기 때문에 선수 때는 늘 답답함을 느꼈었다. 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점이 수영에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강한 훈련을 소화할 때는 당연히 주위를 볼 여유가 없지만, 동계 훈련 같이 훈련 강도는 낮고 훈련 시간이 길 때는 그 지루함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100m를 100개 하는 경우에 턴을 하면서 마치 내가 탁구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진천선수촌에 입촌했을 때는 엄청난 통창으로 보이는 야외에 감동을 받았다. 물론 여름에는 좀 덥긴 했지만 말이다. 달리기는 반대로 야외라서 장단점이 존재한다. 야외를 뛰면 답답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더우면 피부가 타기도 하고, 운동하기도 매우 어려워진다. 추우면 추운 데로 발끝 손끝이 너무 시려오고 힘들다. 그래서 트레드밀을 선택하면 밀려오는 지루함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밀려온다.
과거에는 너무나도 싫었던 달리기를 지금은 매일 즐기고 있다. 즐기기 시작한 건 매우 약한 강도부터 힘들지 않게 시작하니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걷는 것도 아니고 뛰는 것도 아닌 것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니 힘들진 않은데 개운하고 경치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즐거워서 자주 뛰기 시작하니 체중도 정상 체중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대회도 뛰고 달리기를 더 즐기기 시작했다. 달리기도 내가 선수 때 즐길 수 있었다면 어쩌면 운동선수 생활을 좀 더 길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달리기를 통해서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처음 접했던 달리기가 너무나도 괴로웠기 때문에 10년이 넘게 이 즐거움을 포기하고 살았다는 점이 나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수영도 마찬가지다. 간혹 가다 물 공포증이 심한 분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분들은 보통 어릴 때 '좋지 않았던 기억'으로 인해 물에 거부감을 느낀다. 얼굴을 담그기도 무서워하기도 한다. 처음에 물이 즐겁고, 편안함을 주는 존재로 기억됐다면 수영의 즐거움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처음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인 거 같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고수라는 음식을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과 처음에 먹었다면 지금은 고수를 즐길 수 있었을지도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