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활에 방황하던 나는 어느 날, 한국에서 파는 촉촉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이크가 먹고 싶다.
그래서 큰 맘을 먹고 독일 빵집의 케이크를 먹었는데, 내가 예상하던 그 맛이 전혀 아니다. 미안하게도 진짜 윽,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맛이 없다. 주변을 둘러보니, 독일 사람들은 커피에 케이크를 맛있게만 먹고 있지만. 뭐랄까. 촉촉하긴 한데 뭔가 비는 느낌이 있고 무작정 달기만 하지, 그 케이크 특유의 폭신한 느낌이 없다. 독일은 케이크가 맛이 없다니, 이거 레알? (다른 도시의 케이크는 혹시 맛이 있을수도)그래서 너무 스스로 먹고 싶어서 만들게 된, 독일에서 치즈케이크.
독일에서는 빵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버터와 크림치즈, 유기농 밀가루와 빵을 꾸밀 수 있는 부재료들이 마트에 가면 한 코너를 차지한다. 특히 크림치즈는 초코, 딸기까지 있어 초코 치즈케이크와 딸기 치즈케이크가 가능하다. (특히 초코 치즈케이크는 레전드다.)
독일에서 아침 식사로 주로 먹는 빵은 브뢰첸인데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담백한 빵이다. 브뢰첸을 반으로 갈라 버터와 딸기잼을 바르고 햄과 치즈, 토마토와 오이를 넣어 먹으면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빵으로도 주식이 될 수 있다는 강렬한 감이 온다. 그렇게 3년을 독일의 브로첸으로 식사를 했고, 지금 한국에서도 딱딱하고 부드러운 그 빵이 너무 그립다. 그래서 몇 해 전, 남편 혼자 독일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나는 뭐, 사 올까? 하는 그의 말에 '브뢰첸'이라고.
나는 위염과 위경련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고생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항상 같은 말. 밀가루와 커피는 금지입니다, 이지만 여전히 나는 모른 척, 무식하게도 한 손에 위경련 약을 들고 빵과 커피를 선택했다. 아파도, 나는 지금 행복하고 싶으니까.(먹는 욕심이 없는 남편은 늘 이해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표정)
자, 그리고 베이킹을 시작하기 전에 각오해야 할 것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에 처음에는 깜짝 놀라고, 빵 굽기에 맛을 들이다 보면 버터와 설탕량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버터 한 뭉텅이와 밥 숟가락으로 설탕 10 수저 정도 들어가는 것이 기본) 그래서 담백한 맛을 좋아했던 사람도 달달한 이 느낌을 즐기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결론은 빵을 시작하고 몸무게가 8kg 이상 늘어났다는 것.
그리고 독일에서 내가 만든 치즈케이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맛있었지만, 나에게 살을 잔뜩 선물한 베이킹은 가혹하다. 알고들 계시는 지, 이 잔혹한 빵 굽기를.
그래도 계속 손이 가는 건 베이킹은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즐겁고, 나눌 수 있어 기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