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로비글리, 메갈로호리, 피르고스
산토리니에서 많이 알려진 곳은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이아 마을과 중심지인 피라 마을이다. 하지만 이 두마을 이외에도 차를 이용해 산토리니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이메로비글리'라는 마을인데 피라에서 가까워 주로 관광객들의 숙소가 모여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에 둘러보는 이메로비글리는 사람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오로지 새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오히려 우리의 걸음소리가 조용한 마을에 소음이라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기조차 하다.
푸른 바다 바로 옆, 하얀 벽들로 둘러싸인 좁은 골목길을 산책하니 상쾌하기가 그만이다.
마을을 지나 skaros rock이라고 불리는 바다에 있는 성채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skaros rock은 산토리니 섬에 있는 암석지형이자 유적지이다.
이 유적지는 처음에 13세기 초에 비잔틴 제국에 의해 요새화되었는데 눈에 띄는 높은 위치로 인해 방어 요새에 최적이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웅장한 성이 이곳에 있었고 1800년대 초까지 산토리니의 기독교 회중의 주요 장소였지만 안타깝게도 19세기에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었고 현재는 그 흔적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마을에서 성채까지 가는 수백 개의 계단들과 좁은 오솔길을 올라가면 지중해의 짙푸른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곳이 있다.
가는 길이 쉽진 않았지만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올라가는 돌길은 운치와 낭만이 가득했다.
드디어 성채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성채에 올라가 내려다보이는 지중해의 바다는 그 어떤 색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심오하고 짙은 푸른빛을 띠고 마치 파란 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호수처럼 잔잔하다.
숨이 막힐 정도의 풍경, 어떤 그림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 광경은 감동 그 자체이다.
성채 뒤편에 보이는 이아마을과 피라마을이 새롭다.
성채에서 내려온 우리는 '메갈로호리'라는 마을을 방문했다.
사람이 살지 않다고 여겨질 만큼 조용하다.
하얀 벽을 붉은 꽃들로 단장한 예쁜 벽들이 소박하고 정감이 간다.
좁은 돌길, 하얀 벽들, 독특하고 아름다운 간판을 매달고 있는 예쁜 가게들...
관광객이 많고 번잡한 피라 마을의 거리와는 분위기가 다른 마을이다.
한마디로 slow city이다.
천천히 걸으며 오래도록 조용히 산책하고 싶은 마을이다.
오전 11시가 되니 마을 교회에서 잔잔한 종소리가 울린다.
댕댕 거리는 종소리마저 이렇게 은은하게 울려 퍼질수 있을까? 종소리가 마을의 적막함을 한층 더 느끼게 한다.
북적거리는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한 이런 마을에서 살아보고도 싶은 마음이다.
조용한 '메갈로호리'마을을 떠나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인 '피르고스'마을로 향했다.
피르고스 마을에서 한참을 올라 'pyrgos castle'로 향했다.
이 곳에 올라가면 바다가 아닌 산토리니의 넓은 평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길 역시 하얀 벽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골목길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어진 호텔과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드디어 올라가 사방을 내려다보니 넓게 펼쳐진 평지다.
산토리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푸른 바다가 떠올랐는데 이렇게 넓은 평지를 보게되니 산토리니의 또다른 새로운 모습을 만나는 것 같다.
잠시 높은 성채에서 쉬다가 검은 돌멩이 해변으로 향했다.
지중해의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포말이 부서지는 해변이다.
바닷가를 산책하고 바닷가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여유있는 식사를 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 썰렁하기까지 하다.
바닷 바람과 파도소리, 그리고 가을 햇살을 이불삼아 야외에서 점심을 먹었다.
역시 그리스의 샐러드의 맛이 일품이다. 양도 많고 재료도 신선해 풍미가 뛰어나다.
점심식사 후 우리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오수를 즐겼다.
이제 우리는 산토리니를 떠나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인 'Creta'로 향했다.
크레타 섬으로 가기 위해선 비행기를 타고 산토리니를 출발, 다시 아테네 공항에서 크레타 이클라리온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한다.
크레타 까지는 비행기로 약 50분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내가 꼭 방문하고 싶었언 크레타 섬으로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