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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편

<경찰을 부르겠어요 police po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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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을 부르겠어요 police police>



이제 경력이 되다 보니 투어를 하다 보면 긴장의 연속인 팀이 있는 반면에 기대가 되는 팀들도 있다. 이게 사람들의 경력 이라는 것인가? 초반에는 이랬다 저랬다 아주 감정의 기복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제는 그 만큼의 긴장은 아니더라도 즐거움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번에 가는 팀이 조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팀인데..처음 가는 러시아 일주. 러시아는 가봤지만 러시아를 일주만 하는 팀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팀 이름이 러시아 일주이지 사실상 러시아 일주는 불가능 하다. 남한의 117배 정도의 크기인 러시아를 7일만에 어떻게 본다는 말인가? 흔히 터키 일주(터키도 사실 일주라기 보다 반 주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동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거의 돌지 않으니) 스위스 일주, 이탈리아 일주는 조금 가능하다고 얘기 할 수 있지만 러시아 일주 라는 말은 안 맞는게 사실인 듯 하다. (여행사가 편의로 만들어낸 상품중 하나일 듯)



러시아는 1년중에 관광하는 계절이 정해져 있는데(너무 춥다보니 관광 기간이 늦게 시작해서 일찍 끝난다. )올 때 마다 항상 이런 생각이 든다. 냉전 시대를 조금이나마 경험한 세대로서 러시아는 냉전이 끝나기 전에는 정말이지 간다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언제부터 이 러시아를 올 것 이라고 생각 했을 것인가 말이다.



1989년 까지만 해도 소련 이라고 하는 공산주의 나라 였는데 그것도 공산주의의 탄생지로서 무서운 나라였다. 온다고 상상도 못했던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제는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있었던 비자 협정도 해결 되면서 한국인 들은 러시아에 오려면 무비자로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진 이전 공산주의 나라에서 존재하는 과정중에 하나인 거주등록 때문에 호텔에 가면 여권을 다 걷어서 호텔에 제출 해야 하지만 (공산주의 였던 나라들은 외국인이 오면 거주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권을 모두 걷어서 리셉션에 제출해야 한다. 물론 개인 여행을 하면 유럽 나라들도 신분증을 보여 주어야 한다.)그렇게 때문에 당연히 제출을 하지만 단체로 오는 경우에는 리스트만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모스크바, 레닌 그라드로 알려진 부르는 사람마다 이름이 다른 상트페테르부르크(영 :세인트피터스버그) 등이 주요 관광지 였지만 이제는 다른 지역도 가는 러시아 상품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조금의 설레임을 가지게 된 이유 이기도 하고 말이다. 상품의 변화도 많이 생겼다. 북유럽 으로 해서 러시아 투어를 할 때는 상트페테르부르크부터 모스크바 까지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러시아 항공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나라의 KTX 격인 삽산(sapsan)이란 고속 열차가 생기면서 고속 열차를 타는 스케줄이 생긴 것이다.



무 질서한 러시아 사람들을 상대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공항을 이용하느니 (통제를 받던 공산주의 시대 사람들은 내가 조금 이라도 빨리 움직이면 이득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항 같은데서 새치기를 엄청나게 한다. 이런 모습은 중국 사람들도 엄청나게 질서를 안 지킨다.) 기다리고 줄서고 하는 시간대신 열차로 편안하게 4시간을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기차역도 그렇고 중국 기차역도 그렇고 여긴 공항과 마찬가지로 보안 검사를 하기 때문에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시내에 있기 때문에 우리의 고속 열차처럼 접근성이 좋다.)



또한 도착해서 숙소 까지 한시간 가량을 가는 것보다 20분 내외의 거리로 이동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이것도 팀이 많아 지면서 이동 거리가 현재는 조금 늘어나 있다. 많은 호텔을 이용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설레는 이틀간의 모스크바 블라디미르 수즈달 투어를 마치고 삽산에 올라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기차안이 굉장히 시끄러워 진다. 그것도 바로 옆에서 말이다. 어떤 여성이 앉아 있는데 술을 많이 마셨는지 전화 통화하는 목소리가 기분 나쁠정도로 크다. 그리고 말이 빠르다. 귀에 굉장히 거슬린다.



그런데 투어를 다니다 보면 (전 세계를 다 다닌건 아니지만) 우리 만큼 술을 많이 먹는 민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러시아 사람들도 전통적으로 술을 많이 마신다. 몽골 사람들도 좀 마시는 편이다. 아마도 추운 지방이라 그런가 보다. 동남아 투어 할 때 보면 상대적으로 동남아 사람들은 술을 거의 안 마신다. 그런데 동남아도 저 소득층에선 상대적으로 많이 먹는 경우가 있지만(없는 사람들이 더 찾아서 마신다.)



거의 잘 안 마신다. 아마도 더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환경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리라. 맥주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는데 맥주에도 얼음을 타는 경우이다.


북한도 술을 많이 마신다는 얘기도 북한 화교로부터 단동 주변 투어를 할 때 들을 수가 있었는데 이건 아마도 같은 민족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몇 년전 인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러시아 투어 중에 아주 말끔하게 정장을 입은 신사가 한 손에는 007 가방 다른 한 손 에는 보드카를 들고 다니면서 마시는 것을 본 나는 나름대로 약간의 문화 충격을 받았다.


이만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인데 여기도 그런 상황 이었던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여인이 이상한행동을 기차에서 보이기 시작했는데…



근데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 다른 사람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은 통화하는 여인이 아무래도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듯 손가락을 귀에 데고 빙빙 돌린다. (러시아 하고 한국하고 미친놈 사인은 같은가 보다. 여자라 미친놈이 아니라 미친X 이었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제제가 필요했다. 부당한 상황을 보면 참지 못하는 나의 오지랖이 또 그 여인에게 말을 걸게 만들었다. 러시아 사람이라 영어를 못 할 것 같아 간단히 한 마디만 했다.



“please “


그러고 나니 상관 없다는 듯 손바닥으로 한 번 내리는 시늉을 하더니 그냥 계속 통화를 한다. 짜증이 난다. 이번 열차는 중간에 서지 않고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직행 열차이다. 그렇다면 4시간 동안 이런 상황으로 가야 한다는 말인데….



그래서 다시 한 마디를 했다. 그랬더니 같은 행동을 하더니 또 계속 통화중이다.


알아 들을 순 없지만 얼마나 통화를 많이 하는지 본인이 살아온 인생 얘기를 하는지 이렇게 가다 가는 통화가 쉽게 끊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얼마나 통화를 계속 할 것인가?


‘아 미치겠다. 아 미치겠다.’


그러더나 갑자기 밖으로 나간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들어온 그 여인은 나에게 갑자기 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한다.



“My phone my phone,”


아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갑자기 나갔다 오고 나서는 어디다 두었는지 왜 갑자기 본인의 전화기를 나에게서 찾는 단 말인가


그러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나를 쳐다 보기 시작한다.



‘우와 미치고 팔짝 뛰겠네 진짜. 도대체 이 여자 나랑 뭐 하자는 거야?’ 정말이지 앞 뒤가 안 맞는 행동에 술을 먹었는지 약을 했는지 상황을 파악을 할 수 없는 상황 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사람이 그런 상태 인지를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갑자기 또 여인이 한 마디를 더 하기 시작한다. 영어를 좀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my phone. Myphone”(이 말도 못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게 부족 했는지 한마디를 더 한다. 만약에 내가 전화기를 돌려 주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그래 불러라 제발 불러라. 내가 원하던게 그거 였으니 제발좀 불러라’


그래서 이렇게 답을 했다.



“please please call the police”


그러더니 또 누군가랑 통화를 한다. 정말이지 헐~~~~ 하는 상황이다. 전화기가 있는 것이다.


좀 지나니 갑자기 잠이 들어서 자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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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절 한듯 자기 시작하는 여자>


‘뭐야 진짜 뭐하자는 거야?’


나랑 그렇게 언성을 높일때는 언제고 갑자기 잠이 들어 버리다니 더 황당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이런 소식을 들은 열차의 매니저 및 관계자 들이 와서는 그 사람의 상황을 살핀다.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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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이 와서는 여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설마 이 사람이 술을 먹은게 아니고 다른 것을 먹은 건가?’


사실 그렇게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일어 나서는 열차 관계자 들과 함께 어디론가 가 버렸다.



그 이후로는 끌려 갔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내릴 때까지 보이지 않았고 4시간 이란 시간은 흘러 어느새 열차는 상트페테르 부르크 역에 도착 하고 있었다. 크게 별일은 없었지만 정말 열차 내에서 이상한 사이코 혹은 변태(?)로 몰릴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 여자는 어디로 갔을까???공산당(?) 아니면 KGB에게 끌려갔을까?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여행쟁이의 팁 : 러시아가 관광객이 많아 지면서 치안도 나름대로 좋아 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이렇게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행동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어디서든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귀중품에 유의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하철 역사 내에서는 동양인을 상대로 경찰들이 불법으로 금품을 요구 하는 경우가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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