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 일을 계속합니다.

by young

정신없이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30번째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 여정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용자는 50명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숨이 가빴는데, 지금은 그 숫자를 굳이 세지 않게 됩니다.

아침에 센터 문을 열고, 전화가 울리고, 일정을 정리하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용자 수는 금세 흐려집니다.
그 자리에 남는 건
"오늘은 무사히 다녀왔다"는 말 한마디,
"어르신이 오늘은 조금 웃으셨어요"라는 보고 같은 것들입니다.


강의도 어느새 두 곳이 되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강의를 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눈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워졌지만,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저에게 매번 새로운 학생들을 마주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조금 낯섭니다.

센터를 운영하면서,

글을 쓰면서,
강의를 하면서,
점점 분명해진 게 하나 있습니다.


이 일은 크게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닌 끝까지 떠나지 않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

잘 버텼다고 말하기엔 아직 멀고 잘 왔다고 말하기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적어도 도중에 손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이 연재를 시작할 때 30번째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몇 편 쓰다가 멈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글들은 저의 성장 기록이라기보다는 제가 외면하지 않으려고 애썼던 순간들의 기록입니다.


내일도 저는 평소처럼 센터 문을 열 겁니다.
전화 한 통에 하루 일정이 흔들리고 어르신 한 분의 컨디션에 마음이 쏠리겠지요.


강의가 있는 날이면 또다시 괜히 긴장한 얼굴로 강의실에 서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도 이 일은 계속되니까요.

제 이야기는 여기서 멈춥니다.
끝이라기보다는 잠시 내려놓는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숫자는 계속 바뀌겠지만 사람의 하루는 늘 같은 무게라는 걸 이 일은 여전히 저에게 가르쳐 주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그 하루들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면서
센터 불을 끕니다.



이렇게 제2번째 책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글에도 매번 잊지 않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에 힘을 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너무 감사합니다!


3번째 책은 장가요양기관 설립을 꿈꾸시는 예비센터장님들, 그리고 운영을 하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으신 현직센터장님들을 위해 설립부터 운영까지 제 모든 노하우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3번째 브런치북도 많은 기대부탁드립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