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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by 시쓰는구링

벌새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왔다


그 새의 심장박동을 따라갈 재간은 없는데

내어줄 꿀단지도 없는데


앞으로 더 다가왔다가

뒤로 물러서기도 하면서


우리 사이의 거리를 잰다


언제 본 적이 있었던 가

손등을 대어주어도 앉을 일 없이

그리 말도 없이


유유히 흘러가는 벌새 한 마리 여서


다음을 기약할 땐

꿀 한가득 준비해놓을 거라 했다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넌 그런 기억력이 강하다는 것을

난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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