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5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지난 2년간 두 여자, 유영과 캘리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시간순으로 엮은 공동매거진입니다. <잃시상>은 평범한 직장인 유영이 우연히 심리상담전문가 캘리를 만나 서로의 감정일기를 편지 형식으로 나눈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던 유영이 캘리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정의 바다에서 유영(游泳)할 수 있게 되는 성장 스토리입니다.
제5화 ‘ESFJ (찐E 찐J)가 풀어준 오해'는 MBTI 성격유형, 애니어그램 검사를 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해오던 오해가 풀린 이야기입니다. 유영과 캘리, 두 여자가 감정일기를 교환하면서 풀어가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다음 이야기는 2월 12일 일요일 오전 9시에 이어집니다.
유영의 감정일기 >>클릭 <잃시상> 3화 알다가도 모를 내 마음. 어떤 게 진짜일까요?
캘리의 피드백 >>클릭 <잃시상> 4화 진짜마음과 가짜마음의 작동법
선생님 안녕하세요. 알다가도 모를 내 마음에 대한 솔루션 감사합니다.
닫힌 내 마음의 설렁줄을 마구마구 흔들어 댄 선생님의 한마디! 교회 가고 안 가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 종교색 썬그라스를 벗어젖히고 상담색 안경으로 바꿔 쓰고 해 주신 그 한 마디에 비겁한 제 마음이 차렷~하고 자세를 잡았습니다. 상담이라는 건 신앙을 누르고 내담자의 내적 성장을 더 우선시하는 거네요. 그 소중한 피드백을 한 주간 마음에 품어 봤어요. 배경보다는 전경을 살펴보고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보려고요. 아직은 진짜가 무섭고, 가짜가 편하지만, 계속 원하고 노력하면 진짜를 선택을 할 수 있겠죠.
피드백에서 말씀하신 은밀하고 내밀한 목소리를 들으려면, 매주 쓰는 감정일기 갖곤 모자라네요. 감정일기 모임 카톡 방에서 매일 하는 감정인증이 왜 필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사실 이제 와서 살짝 고백합니다. 매일 아침, 감정일기 모임 회원들이 감정단어로 하루를 시작하는 카카오톡 풍경을 보면서, 나 혼자 몰래 대리만족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내 감정을 목도할라 치면, 그 따위는 돌아볼 여유가 없다며, 세상일 혼자 다 짊어진 것처럼 바쁜 척 해댑니다.
그렇게 오후가 되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다가 일에 치이고, 왠수같은 사람에 후달리다가 죽지 못해 사약 같은 커피를 들이붓습니다. 그러고는 회원들의 감정 인증을 다시 보며, 나도 내 마음이 나에게 하는 속삭임을 알아차리고, 감정 단어로 표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네, 아직은 생각뿐이라서, 커피를 들이붓는 내 감정이 피곤한 건지, 우울한 건지 또는 편안한 건지, 행복한 건지 딱, 표현 못하겠어요. 지난 감정일기처럼 제 마음 저도 잘 몰라서 그렇겠죠. 진짜 마음을 알기 위해선 진짜로 노력 많이 해야겠어요.
감정일기, 감정인증까지 열심히 하려고 막 마음을 먹고 있는 저에게 MBTI, 애니어그램 검사까지 하자고 하셔서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주마가편이라고, 감정일기와, 인증으로 달리고 있으니 성격검사 1시간짜리 채찍에 쓰러지는 게 아니라 진짜 마음길에 더 빨리 도착하겠죠.
선생님이 우편으로 보내주신 검사지를 기다리지 못하고 친구가 인터넷으로 먼저 검사를 하자는 말에 온라인 무료 TEST를 해보았어요. 인터넷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운동가(ENFJ)로 나왔습니다. 전문 MBTI 자가 채점용 검사로 해도 똑같이 나올까 궁금해하며 키다리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렸습니다. 다음날 아저씨가 뭔가 묵직한 종이다발이 들어있음 직한 행정일반 봉투를 주며, 사인을 받아 갔다. 검사지는 꽤 두툼하고, 글씨는 작았어요.
수능 볼 때처럼 너무 집중해서 풀다가, 선생님께서 문제 풀 때 너무 오래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셔서, 중간부터는 즉각적인 반응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결과는, E19 I2 S15 N11 T9 F15 J18 P4로 ESFJ!! I와 P가 아주 낮은 찐E 찐J로 나왔습니다. 다음 줌 모임때 검사결과를 해석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성격 급한 유영은 다음 피드백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ESFJ가 어떤 특징인지 나무위키를 뒤졌어요.
참고 나무위키>>https://namu.wiki/w/ESFJ
ESFJ 특징
윗사람에 싹싹하고 즉각적인 요구를 잘 파악해서, 빠르게 적응하는 편이다.
(속마음 : 인사발령으로 헤어지는 순간 상급자의 눈이 촉촉해지는 걸 여러 번 봤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보다 무작정 암기를 잘한다
(속마음 : 수포자, 국포자, 영포자, 모든 걸 다 포기했다. )
사람에게 호감을 사고 싶어 하며 관심을 받지 않으면 시무룩해진다
(속마음 : 내가 절대 용서 못할 사람은 나에게 관심 없는 사람이다)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에 아주 민감하다.
(속마음 :이 놈의 썩을 인정욕구, 내 발목 잡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수업이나 강의 내용을 이해했는지와 무관하게 고개를 많이 끄덕인다.
(속마음 : 마음은 아니라는데, 손은 물개박수를 친다)
불친절이나 무관심에 쉽게 상처받는다.
(속마음 : 깜빡이 안 켜는 운전자에게 놀랄 만큼 작은 소리로 육두문자를 날린다)_
MBTI 유형 중 가장 평균 지능이 떨어지지만 사회성은 높다
(속마음 : 인정하기 싫지만, 적당히 상대에게 맞춰주면 만사형통이니 머리 쓸 일이 별로 없다)
나무위키를 구경하면서 머리를 좀 식히고, 다음은 에니어그램을 검사했습니다. 결과는 엔터이너형 7 유형에 6 날개였습니다. 역시 급한 성격 감추지 못하고 7 유형 6 날개가 어떤 특징인지 나무위키를 뒤졌어요.
참고 7번(에니어그램) 나무위키>>https://namu.wiki/w/7%EB%B2%88(%EC%97%90%EB%8B%88%EC%96%B4%EA%B7%B8%EB%9E%A8)#s-6.1
7W6 특징
건강할 때: 전염성이 강한 즐거움을 전하는 생산적인 사람
(속마음: 자칭 B급 유튜버, 오카리나 연주자다!)
불건강한 상태: 공모자, 친구를 찾아 끝없이 헤맨다
(속마음: 친구들에게 질척거린 흑역사가 있다)
아직 선생님의 피드백이 남아있지만, 혼자서 자가검사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란 사람은 돈을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이런 생각이요. 그동안 나는 돈을 좋아해서, 돈이 사람에게서 나오니, 그래서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나를 도와줄 사람들, 그들 머리 위에 날개 없는 돈이 날아다니는 거죠. 그만큼 스스로 돈에 환장한 사람이라 평가했습니다. 그러니 여태 스스로에게 사랑받기는 글러먹었던 거죠. 그러나 ESFJ의 특징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내가 나를 속물로 판단했던 건 오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성향이 외향적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거란 걸…
MBTI 검사 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내가 사람을 참 좋아하는구나, 돈을 좋아해서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어쩜 진짜 사람을 좋아하는구나'라고요.
이렇게 스스로의 오해가 풀리는 순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해란 건, 오해하고 싶은 사람이 만드는 거라고. 성공하고 싶은 내 마음은 나를 오해하고 싶었던 거죠. 돈을 벌고 싶으니까요. 그 마음이 나는 돈 때문에 사람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만든 게 아닌가 싶어요. ESFJ 특징 중에 '오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가 있던데, 역시 오해를 싫어하는 찐 ESFJ가 오해를 풀었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에 한 번 일요일 오전 9시에 발행됩니다.
2월 12일 일요일 오전 9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제7화로 이어집니다.
본 감정일기를 읽은 후 (아래 링크)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을 읽으시면 화나고 우울한 감정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제6화 MBTI와 에니어그램으로 풀어봐요
https://brunch.co.kr/@ksh3266/59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2화
https://brunch.co.kr/@youyeons/40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3,4화
https://brunch.co.kr/@youyeons/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