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동백이는 예쁘다

동백이 언니

by 우산

어느 해 문득 동백의 아름다움에 취해 동백을 찾아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꽃과 달리 동백은 제 마음에 그리움을 담게 되더군요.

겨울에서 봄으로 제주에서 창경궁 식물원까지 그 꽃을 따라다녔는데 시절 인연이 맞지 않았는지 한껏 폈다가 눈보라나 겨울비에 꽃이 지고 몇 송이 핀 꽃을 보며 안타까울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집에 커다란 동백 화분을 사서 매일 보고 아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멀리 있는 근무지에 근무하며 한동안 주말에만 와서 보곤 했는데 비가 많이 내린 한 주일이 지나 그 다음에 가보니 죽어버렸습니다.

반려동물이 떠난 슬픔을 펫로스라고 한다지요. 저의 마음도 그 허함이 덜하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그 화분을 그대로 비워두고 있었습니다.

습도가 높을 때는 더 바람을 좀 통하게 했어야 했는데 비가 워낙 많이 오니 문을 꼭 닫아둔 게 원인일까 하고 짐작할 뿐입니다.


얼마 전 아산 식물원에 들렀더니 동백화분이 딱 하나 있어서 반갑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 참 인기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다시 한번 보며 참 인간미가 느껴지는 드라마구나. 주인공 동백이도 정말 예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동백이 그리워서 동백 묘목을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잘 심어 방 창가에 두었습니다.

오늘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짙은 꽃망울이 열렸습니다.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리니 엄동설한에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언제인가 제가 신문에 쓴 글처럼 동백은 봄을 당기는 꽃입니다.

두 살 어린 지인이 제가 동백이 좋아한다고 저에게 동백이 언니라고 부르더군요.

동백처럼 예쁜 딸들이 다 커서 분가한 지금 동백이 엄마도 좋고 동백이 언니도 좋고 동백이만 바라볼 수 있다면 좋습니다. 피어난 동백꽃을 보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그리운 시간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아파트 단지 안에도 잘 큰 동백나무가 있어서 저희 집 동서남북에 동백이 핍니다.

방에도 마당에도 동백이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인생입니다.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 가서 동백아가씨를 노래를 부르고 칭찬받았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이만하면 동백이 언니라고 해도 좋겠지요 허허.

작은 동백들이 이전에 키웠던 화려한 동백 아가씨가 될 때까지 딸들처럼 사랑하며 키워야겠습니다.

#동백#동백꽃 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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