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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Feb 04. 2024

눈밝은 애인아_ 16

가볍게, 보다 가볍게

가볍게 날아오르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원하면서도

손에 쥐고 있는 게 있었다.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었지.

하지만 정말 원하는 걸 택하려면, 다른 손에 쥐고 있던 건 놓아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게 제법 반짝거려 사람들 시선을 끌었던 것이라 해도, 내 보기에 좋았던 것이라 해도.

놓기 아까워 들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쪽이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에야 그걸 깨달았다.

내가 양손에 떡을 쥐고 있었구나!


그래서 이제 한쪽손을 활짝 편다.

날아갈 수 있는 건 모두 날아가라고.

내가 쥐지 않았는데도 내게 붙어있는 것만 내 것이다.


모두 날아가거라.

내 속에 웅크려 있던 욕심아.

쫒겨날까봐 내 것 아닌 척하고 있었구나.

네가 나를 수시로 가라앉게 만들었음을.


즐거우려면, 행복하려면

가벼워져야 하지.

풀꽃처럼, 날아다니는 꽃씨처럼

하늘하늘 가벼워져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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