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생애는
이제 겨우 삼일,
새로운 세상에 나온
신생아의 수많은 날들을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이제 갓 스물,
살아 온 이십 년의 세월이
튼튼한 밑거름이 되기를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익어가는 오십,
숨가쁘게 달려온 날,
한숨 돌리며 뒤돌아 보기를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두껍게 쌓인 아흔,
살아 온 구십 년 세월을 버리고
새로 맞을 세상을 축복한다.
------------------------------------------------
가까운 분의 부음을 듣는다. 안타깝고 아쉽지만 잘 가시라는 인사를 올린다.
모든 삶은 그 나름대로 완성체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생애도 완성체이다.
유치원생이든, 초등학생이든
어른들의 눈으로는 미숙하고 어리지만 완성체이다.
가끔 어린아이나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무렵의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지혜, 성숙한 생각을 볼 때가 있다.
그러면서 놀란다.
모든 생애마다 다 완성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릴수록 있는 그대로 본다.
가르친다는 것은 상대방을 미숙하게 보는 것이다.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 가르치려 든다.
어른이 될수록 가르치려 하고
어른이라고 생각할수록 가르칠 것이 많아진다.
아니다.
모든 삶은 그 생애마다 완성되어 있다.
모든 생애, 모든 삶을 인정하고 축복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고, 해야 할 유일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