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희 마리아 Aug 22. 2024

생애

   누군가의 생애는

   이제 겨우 삼일,


   새로운 세상에 나온  

   신생아의 수많은 날들을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이제 갓 스물,     


     살아 온 이십 년의 세월이 

     튼튼한 밑거름이 되기를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익어가는 오십,


     숨가쁘게 달려온 날,

     한숨 돌리며 뒤돌아 보기를 축복한다      


     누군가의 생애는 

     두껍게 쌓인 아흔,     


      살아 온 구십 년 세월을 버리고

      새로 맞을 세상을 축복한다.     


------------------------------------------------


가까운 분의 부음을 듣는다. 안타깝고 아쉽지만 잘 가시라는 인사를 올린다.     


모든 삶은 그 나름대로 완성체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생애도 완성체이다.    

 

유치원생이든, 초등학생이든 

어른들의 눈으로는 미숙하고 어리지만 완성체이다.      


가끔 어린아이나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무렵의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지혜, 성숙한 생각을 볼 때가 있다.     

 

그러면서 놀란다.      

모든 생애마다 다 완성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릴수록 있는 그대로 본다.      


가르친다는 것은 상대방을 미숙하게 보는 것이다.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 가르치려 든다.      


어른이 될수록 가르치려 하고 

어른이라고 생각할수록 가르칠 것이 많아진다.     


아니다. 

모든 삶은 그 생애마다 완성되어 있다.     


모든 생애, 모든 삶을 인정하고 축복한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고, 해야 할 유일한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