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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혁, 『액티브 시니어의 깊이 있는 독서법 』

by 선희 마리아

노년 인구가 많아지고 노년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노년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온다. 이런 계산법, 저런 계산법으로도 노년이 확실한 나도 노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바람직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러면서 삶의 끝까지 친구 삼아 내 곁에 남을 수 있는 것이 운동과 책 읽기와 글쓰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운동과 책 읽기와 글쓰기를 노년의 마지막 반려자, 동반자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그렇지만 야심 차게 생각한 나의 노년의 계획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책 읽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할 즈음, 괜찮았던 눈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건강 상태라면 노년도 괜찮겠다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오만을 비웃듯이 불과 몇 달 사이로 눈이 흐려지고 번져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책을 좀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눈이 독서의 장애가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독서와 신체의 건강, 둘 중에서 하나를 그만두어야 한다면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하니 두 말할 것도 없이 독서였다. 그런데 책을 읽지 않는 노년은 생각할 수 없었다. 주어진 노년의 그 많은 시간들을 책 없이 보내야 할 것을 생각하면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건강도 지키고 독서도 할 수 있는 노년의 독서법이 있어야 길게 오래도록 독서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이래 꽤 많은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나의 생활에 꽤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독서량에 깜짝 놀랐다. 일주일에 한 권, 일 년에 50여 권의 책을 읽는 것은 독서가들 중에서는 하급의 독서량이었다. 보통 독서를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세 권 이상의 독서량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큰 자극을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책을 좀 읽는다고 생각했던 나의 독서량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독서량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이가 칠십을 넘어서니까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운동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독서도 그렇다. 젊었을 때는 어떤 일을 하든 건강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없었다. 그만큼 건강은 당연히 따라 주는 것이었고 건강 때문에 어떤 일을 못하게 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눈이 침침해지고 오래 앉아있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어떤 일이든지 건강이 허락해 줄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동안 가장 소홀하였던 건강이 가장 우선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더욱 소중해지고 애틋해진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명쾌하게 답변한다. 죽기 전날까지. 나도 나의 독서 목표를 다시 세우기로 했다. 언제까지 독서할 것인가. 죽기 전날까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건강을 챙겨야 하고 건강하여야 한다.

이 책에서는 노년에게는 독서 때문에 건강을 잃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건강과 독서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건강 우선 리듬 독서’ 법을 제안한다. ‘건강 우선 리듬 독서’ 법은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의 책이라도 ‘30분 독서에 15분 휴식’을 루틴으로 취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모도르 앱’을 활용하라고 한다. ‘포모도르 앱’은 일상생활이나 근무 중에 25분 일하면 5분은 몸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앱이다. 노년이 될수록 이러한 장치를 활용하여 굳어진 몸을 풀어주고 긴장을 완화시키면 독서 때문에 건강을 잃는 일도 없고 건강 때문에 독서를 놓치게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한다. 길게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하면서 독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이 책에서는 노년의 독서도 성장을 위하고 변화를 위한 목표를 가지라고 권한다. 나이 들어서의 독서를 소일거리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더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성장 마인드 세팅’으로 하게 되면 독서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독서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사람의 성장과 변화는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성장과 변화를 위한 노력을 중단하는 지점이 바로 노화요 퇴보요 포기의 지점이라는 생각으로 독서에 임하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주장에도 적극 공감하였다.

독서에 관한 책들을 찾다가 우연히 액티브 시니어의 깊이 있는 독서법』이란 책을 만났다. 저자는 지방도시에서 약 십 년 전부터 매주 한 권씩 책을 읽으며 독서 모임에 참석하다가 독서모임을 만들어 진행하고 독서법과 글쓰기 강의를 하는 독서의 고수가 되었다. 본인이 십여 년 동안 배우고 실천하고 가르치면서 깨닫게 된 ' 본. 깨. 적' 독서법- 본다, 깨닫는다, 적용한다 는 독서법을 전파하는 독서법 전도사가 되었다. 본인의 경험과 깨달음과 적용으로 얻게 된 내용들이라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실용적인 독서법을 만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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