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가// 내게로 와서/ 머물더니/ 서서히// 삶을 바꾸는/ 모든 것이 되었지./ 오, 모든 이에게// 그런 행운이 왔으면 좋겠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메리 올리버의 ‘아픈, 아프지 않은 중’에서. 시집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수록.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2024년 7월 24일(수) 28면.
정말로 이런 행운이 모든 사람에게 왔으면 좋겠다.
어떤 이가, 어떤 일이, 어떤 때가 나에게 와서, 너에게 와서, 우리 모두에게 와서 삶이 바뀌어진다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질까. 얼마나 눈부시고 찬란할까.
아니 어쩌면, 이런 행운은 매일 매 순간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스한 햇살이 몸을 비틀며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던 때, 향기로운 바람이 옅은 날갯짓으로 우리 몸을 감쌀 때, 황혼 무렵의 장미 구름이 지평선까지 펼쳐질 때,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그의 눈 속에 내가 있음을 들여다볼 때.
행복을 포착하여 놓치지 않고 감사하는 행운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왔으면 좋겠다.
지나간 뒤에 아쉬워하는 행운이 아니라,
저 멀리 있는 것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행운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행운을 알아보고, 그 행운을 붙잡을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 너에게,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 2월부터 시작한 <아침의 문장 리뷰 2>의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같이 나누고 싶어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그동안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고 봄을 지나고 여름을 지나고 가을의 입구에 왔습니다. 상당한 시간이었지요.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글쓰기라는 고독한 작업을 같이 하는 응원군이 있어서 든든합니다. 그동안 매끄럽지 못한 글을 변함없이 읽어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크게 감사드립니다. 조금 쉬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들 건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