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발길이 닿아 먹은 음식

육포와 찹쌀밥, 이것은 간식인가 식사인가

by 골목길

아직도 농업이 국가 산업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을 지나, 시골로 조금만 가다 보면 넓디넓은 들판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벼들을 볼 수 있다.


메콩강 물줄기를 수원지로 삼아 물공급이 가능한 지역은 1년에 2 기작의 농사가 가능하니, 벼가 익어가는 모습은 라오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 물론, 라오스는 내륙국가인만큼, 메콩강에서 떨어진 지역은 농업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1년에 벼농사를 1번 짓거나, 대체작물을 기르는 농가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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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라오스에서 농사는 이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생업'일뿐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재산'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벼농사를 짓고 추수를 한 뒤에는 가족이 먹을 수 있을 정도를 남겨놓고,

Market에 판매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의 식탁에는 우리네의 주식과 같은 그들이 농사지은 '밥' 이 오른다.


하지만, 우리의 '쌀밥'과 같은 종류의 밥이 오르기도 하지만, 이들이 즐겨 먹는 밥은 '카오니야우' 이다.

'카오니야우' 라고 불리는 라오스 사람들의 주식 중 하나. 바로 찹쌀밥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필리핀, 라오스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라오스의 경우, 찹쌀이 주식으로 선호된다. 라오스에서 재배되는 쌀의 80% 이상이 찹쌀(인디카 품종)이라고 하니, 그들의 주식이 될 만하다.
* 라오스의 대표 음식(국수) 중 하나인 까오삐약과 '라오라오'라는 술도 찹쌀로 만든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라오스 사람들이 찹쌀밥인 '카오니야우'를 먹을 때, 손으로 조물조물 뭉쳐서 반찬과 함께 먹는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나 역시도 라오스에서 찹쌀밥을 먹을 땐 손으로 먹게 된다. 찹쌀밥의 끈기가 더 뭉쳐져 맛있어지는 느낌이랄까.



라오스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그리고 이국적인 요리 재료들도 넘친다.


만약 이국적인 요리를 만드는 것에 자신이나 취미가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어떤 개인에게는 즐길 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박쥐, 도마뱀, 들쥐, 곤충, 뱀, 다람쥐,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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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국적인 음식보다는, '내 몸과 눈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현지 음식을 즐긴다.

자칫, 현지 음식을 도전했다가 내 뜻과는 다르게 미간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오해를 사기 싫기 때문이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거리에는 곳곳에 노점상이 있다.

그리고, 로컬 시장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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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랜드마크라면 파투사이(개선문) 외에도 탓 루앙이 있는 광장이 있다.

이곳에도 로컬 시장과 노점상들이 들어서 있는 음식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오후 늦은 시간(4-5시)이 되면 서서히 장사 준비를 시작하는 상인들이 보인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탓 루앙 광장으로 산책과 조깅, 운동 등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모여든 사람들은 신나게 에어로빅을 하기도,

배구나 축구 같은 공놀이를 하기도,

배드민턴을 치기도,

조깅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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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적어도 그들 중 몇몇은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탓 루앙 앞의 야시장으로 찾아가 음식을 구입한다.


로컬 시장을 좋아하는 나 역시도, 탓 루앙 앞의 야시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소이다. 꼭 무언가를 먹기 위해서가 아닌, 그냥 둘러보고 음식들과 사람들을 보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라오스 현지 음식들이 즐비한 가운데, 항상 궁금해했던 기름기가 좔좔 흘러 보이는 음식이 눈의 띈다.

가까이서 보니, 육포와 닮았다.


'신무행'(말린 돼지고기)

라오스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음식을 지금에서야 먹어본다.


- 이거 하나에 얼마인가요?

- 만 낍이야

- 한 뭉터기가 만 낍이에요?

- 그래. 그거 살 거면, 이거도 같이 사서 먹어. (웃으며) 5천 낍이야.


아주머니가 '이거'라고 말한 것은 '카오니야우'(찹쌀밥) 였다.


그저 음식 하나 더 파시려고 그러시나 싶으면서도, 5천 낍이면 비싸지 않아 돼지고기 육포 2 뭉터기와 찹쌀밥 하나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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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라오스 음식 하나 더 먹어본다는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와 포장(?)해온 육포와 찹쌀밥을 열었다.


그리고, 수저는 필요 없이,

손으로 찹쌀밥을 조물조물 동그스름한 구슬처럼 만들어서 육포를 살짝 뜯어먹는데...!!!


그동안 육포만을 좋아했던 내가 변했다. 육포는 찹쌀밥과 함께이다.

달짝지근하면서 간이 제대로 박혀있는 육포에 찹쌀밥이라니.


'이것은 간식이라 표현해야 하나, 식사라 표현해야 하나.'


물론, 후에 알게 되었지만, 여기 아주머니의 육포가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육포+찹쌀밥이었다.

찹쌀밥이야, 라오스의 찹쌀일 테니 모두 비슷한 맛이겠지만,

육포의 경우에는 만드시는 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 듯했다.


그 뒤로도 몇 번을 아주머니 찾아 방문을 했지만,

나의 그 아주머니를 찾지 못해 다음으로 다음으로 미루고 있다.




나는 이제 볶음밥을 제외하고는 라오스에서 쌀을 먹을 때에는 대부분 '카오니야우'를 즐긴다. 맛에 있어서도, 씹는 맛에 있어서도 쫄깃쫄깃 음식을 즐긴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저가 아닌 손으로 즐긴다. 점점 찰기와 당도가 올라가는 게 맛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손으로 찹쌀을 찧는 듯'한 느낌으로 말이다.



라오스에 온다면, 멋들어지고 경치 좋은 식당에서의 식사도 좋지만


길을 걸으면서 로컬 식당과 길가에 늘어선 노점에서의 음식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무심코 들른 곳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었다는 기쁨은 여행에서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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