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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 May 02. 2022

[아이캠퍼] 그 아웃도어 기업이 핵심가치를 알리는 방법

그래서 핵심가치 내재화가 도대체 뭔데? 



 우리는 흔히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흔히들 말하는 삼성은 냉철한 비즈니스맨, 엘지는 열정 넘치는 신입 사원, 현대는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다 하는 식이다. 이미 이런 격언은 너무 식상한가? 그렇지 않아도, 이미 국내 최대 직장인 익명 사이트 ‘블라인드’ 내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미지가 돌았다.

여기 6명의 그림과 삼성, 카카오, 현대, 포스코, 네이버, lg를 연결해보자. 정말 쉽다! 


 이런 자료가 ‘밈’ 화 되어서 돌아다닌다는 사실은, 이미 직장인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위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큰 회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조직 구성원이 직접 나서서 해당 회사의 이미지에 대해 강조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해당 이미지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을 수 있다. 아마 이 흐름은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크게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직접적으로 그 결과가 나타나는 흐름이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것을 핵심가치 내재화라고 하고, 누군가는 조직문화 개선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혹은 내부에서 그 이미지에 대한 것을 외부로 말해 줄 전달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아니면 이미 조직 내부에서 핵심가치를 구축했으나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는 바(*혹은 설득에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면? 


핵심가치는 배고 구성원들은 뱃사공이다.
하지만 목적지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뭐 다들 동의만 했다면야...


그 아웃도어 기업이 핵심가치를 알리는 법


 아이캠퍼는 ‘아웃도어 오버랜딩 기어 컴퍼니’를 표방하는 캠핑 전문 제조업체다. 여기에 처음 채용담당자이자 채용 브랜딩을 활성화시키러 온 나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긍정적인 면은, 이미 조직 구성원들 내부에서 핵심가치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명료해서 좋다

 하지만 여타 다른 ‘조직문화 잘한다’라고 느껴지는 기업들처럼 내부에 조직과 관련된 문화가 탄탄하게 잡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업의 업력이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조직 내부에서 공유하는 가치나 비전도 비교적 최근에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내부에서는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구성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체적인 tf TF '청출어람'을 구성해 실시하고 있었는데, 그 활동 중 하나가 정말 인상깊었다.


저.. 혹시... 당근이세요?


왜 갑자기 플리마켓을?


플리마켓은 우리에겐 매우 익숙하다. 플리마켓이라고 할 필요도 없겠다. 벼룩시장. 초등학생부터 성인이 되서까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은 해 봤을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아는 데다 익숙한 플랫폼이다 보니 벼룩시장은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어왔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인 본인에게는 아나바다 운동으로 가장 핫했다.)

벼룩시장은 유구한 현대인의 문화가 아닐까? 

 보통 조직문화를 개선한다거나 핵심가치를 내재화한다는 사례들을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누곤 한다. 1. 규모가 엄청 크고 많은 사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활동 (ex:워크숍, 이색 워크숍.. etc) 2. 소소하고 기발한 프로그램들(ex : 생일 챙겨주기, 비정규적으로 가끔 있는 사내 문화 등)  


 그러나 플리마켓은 좀 특이했다. 그것도 면대면으로 직접 진행하는 플리마켓도 아니고, 중간에 조직문화 담당TF(피플팀은 아니지만)를 낀 채 플리마켓을 한다? 판매액의 10%를 사회 기부금으로 정한 것도 특이했다. 중고거래에서 판매액의 10% 정도면 시원하게 낼 만한 금액 아닌가. 과연 플리마켓을 회사 내에서 시행하기까지, 어떤 고민과 기획들이 있었을까? 


love people, love nature


 아이캠퍼의 핵심 가치의 근간에는 비전이 있다. 메인 슬로건이기도 한 'love people, love nature'가 바로 그것이다. 해당 비전과 슬로건을 바탕으로 핵심 가치가 정해진다. 위에 올렸던 핵심 가치는 언뜻 보면 이해가 쉽지만, 그것을 실제 '내재화'하는 것 까지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과정에서 선정된 것이 바로 플리마켓이었다. 플리마켓은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충분히 좋거나 훨씬 뛰어난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는 브랜드 비전과도 어울렸다. 개인 간의 사적인 거래가 아닌, 회사가 주선하는 주체적인 자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내 조직문화 활성 TF '청출어람'이 중간 매개자로 껴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은 플리마켓의 취지를 곧 회사의 조직문화나 비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당장 나만 해도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과 어울리는 활동을 하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으니까. 직접 플리마켓에 참여하지 않는 구성원이더라도, 해당 활동 내부에 숨어 있는 핵심 가치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선순환을 원한다


강요하지 않는 강력함


 핵심가치라는 것은 강요하는 순간 그 효력을 잃는다. 실제 많은 회사들이 자신들의 핵심가치나 비전이 '협력, 자유, 혁신... ETC' 등이지만 실제 회사 내부에서는 그렇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리뷰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핵심 가치를 강요하거나, 복창하는 등과 같은 행위는 반발심만 키울 뿐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이캠퍼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조직 구성원이 내재화에 속도가 좀 걸리더라도, 혹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핵심 가치나 조직문화를 재해석하더라도 일단은 스스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간접적인 방안이 눈에 보이는 진척이 없을지언정,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도록 불어주는 바람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이캠퍼는 이런 회사입니다 : https://ikamper.oopy.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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