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꼭 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30년 차 직장인이다. 30년 동안 10번의 직업을 갈아치우고, 전공을 3번 바꿨다. 이런 나를 향해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또 옮겼어?
나이가 몇인데 또 직장을 옮기냐? 능력도 좋아. 직장도 잘 옮겨.
이제 전공 좀 그만 바꿔라! 언제까지 그럴래?
나또한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경력 단절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고, 재취업의 불안함을 안고서라도 이직을 결심한 내가 문제일까? 그렇다고 직장을 짧게만 다닌 것도 아니다. 신문사 비서실 4년, 관광가이드 3년, 외식업체 5년, 어린이집 교사 4년, 지역아동센터 9년, 평생교육원 강의 8년째 하고 있다. 이외 제약회사 텔레마케터와 웨딩홀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한 경험도 있다. 여기는 각 3개월 정도? 특히, 텔러마케터는 진짜 맞지 않는다. 짧게 근무해서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없다. 회파성도 분명 있었고, 내 미래를 다르게 그려가고 싶은 간절함 등 퇴직 이유는 다양했다. 그럼에도
'남들은 오래도 다니더구먼 난 왜 그렇게 못하지? 내가 문제가 많은가?'
'그런데 직장을 한 곳에서 꼭 오래 다녀야 하는 이유가 뭘까? 맞지 않으면 그만둘 수 있지 않나?'
'일이란 내가 정말 하고 싶고,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자책과 혼란 속에 나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그즈음 부모님 세대를 생각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니거나 자신의 직업을 쉽게 변경하지 않는 어른들이 많다. 그들의 시선에서 나를 바라봤을 때, '끈기 없고 열심히 하지 않는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직장을 오래 다녔다고 해서 무조건 훌륭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 못 한 사람을 자주 봤기 때문이다.
퇴직과 이직을 고민하던 그 순간만큼 난 진지했다.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난 내 소신대로 실행했다. 다양한 내 직장 경험은 이직해서도 빛을 발하는 순간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난 내 이력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숱한 경험이 넘쳐나는 소중한 글감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얼마 전까지 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일을 했다. 어릴 때부터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예뻐했다. 그래서 사회복지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아이들과 나누었던 수많은 일들을 잊지 못해 11번째 직업을 전 직장과 비슷한 일로 찾을 예정이다. 어린이들과 함께했던 무수한 날들 속에 나는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수백, 수천번을 했다.
사실, 그래서 겁난다. 내 선택이 맞을지.
14번째 구직활동을 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나를 향해 어떤 이는 비난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응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 소신은 딱 하나! '내가 정말 잘할 수 있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뛰어든다'
이런 내가 얼마나 어떻게 더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세상은 변해 많은 사람이 N잡러를 꿈꾸는 시대에 사는 지금, '한 우물만 고집하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