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그녀가 사는 법
시아는 중앙정보부의 비공식 외부 계약 요원으로 채용되었다. 그녀는 전직 정보 요원의 딸이었고, 아버지의 과거와 인연을 통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공식적인 경로를 거친 채용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입사하게 된 그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묘한 관계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회복실 창밖으로 가을의 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재활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오늘만큼은 낯선 평온이 그녀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맞은편, 검은 점퍼 차림의 남자가 조용히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아버지의 동료였고, 동시에 그녀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아버지의 친구와 딸이 아니라 두 명의 요원 후보로 마주 앉아 있었다.
그의 코드네임은 아크.
“몸은 좀 괜찮아졌나.” 짧은 안부 이후, 그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의 태도는 항상 그랬다. 직선적이고, 불필요한 감정은 섞지 않았다. 시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크는 테이블 위에 얇은 태블릿을 올렸다.
“오늘 얘기할 건 너의 진로야. 단순한 배치가 아니라, 네가 어떤 무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화면엔 다섯 개의 분류가 정리되어 있었다. 시아는 그 제목들을 하나씩 바라봤다. 휴민트, 시그인트, 오신트, 심리 설계, 배경 조사. 각각의 글자에서 하나의 삶이 느껴졌다. 아크는 첫 번째 항목부터 열었다.
HUMINT — 인간 정보
휴먼 인텔리전스(human intelligence)로, 대부분 축약하여 휴민트(HUMINT)라고 부른다.
“휴민트, 인간 정보.
간단하게 말해,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는 기술이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지만, 단어 하나하나엔 무게가 있었다.
“첩보원을 포섭하고, 대상을 심문하고, 관계를 이용해 접근하는 것. 말로 움직이고, 감정으로 무너뜨리는 분야지.”
SIGINT — 신호 정보
시그날 인텔리전스 (Signals intelligence)로, 대부분 축약하여 시그인트(SIGINT)라고 부른다.
“시그인트,신호 정보.
전자 통신을 가로채고 메신저와 이메일의 단서를 해독하는 영역이다. “
화면 속 문장이 바뀌자 아크는 더 기술적인 어조로 설명을 이어갔다.
“전자 통신, 데이터 흐름, 신호 분석. 전화, 이메일, 메신저 같은 모든 디지털 흔적을 해석하는 영역이지.”
그는 손가락으로 패킷 흐름을 나타내듯 허공에 선을 그었다.
OSINT — 오픈 소스 정보
오픈 소스 인텔리전스 (Open-source intelligence)로, 대부분 축약하여 오신트(OSINT)라고 부른다.
“오신트, 오픈 소스 정보. 뉴스, 블로그, SNS, 공개 문서. 세상에 이미 떠 있는 정보에서 의미를 발굴하는 거야.”
아크는 희미하게 웃었다.
“넌 기록가 기질이 있어. 작은 메모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잖아. 세세한 조각을 모아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능해.”
시아는 잠시 벽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들을 떠올렸다. 과거, 그녀는 분노와 슬픔을 메모로 쌓아 올렸고, 그것이 그녀의 복수의 로드맵이 되었다. 그 습관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무기가 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심리 설계 — 조작의 기술
네 번째 항목에서 아크의 눈빛이 달라졌다.
“심리 설계. 타깃이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거지.”
그의 말투에는 조심스러운 경고가 섞여 있었다.
“위험하고, 도덕적 회색지대가 많아. 하지만, 그만큼 파괴력은 가장 강해.”
배경 조사 — 과거의 흔적
마지막은 가장 조용한 분야였다.
“배경 조사. 타깃의 과거, 재정, 인간관계, 약점… 모든 디지털 흔적과 문서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아크는 테이블 위의 종이 더미를 바라보듯 말했다.
“시간을 들여 사실을 모으고, 연결하고, 상대를 파악하는 거.”
말보다 눈빛, 행동보다 문서. 침묵 속에서 진실을 축적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방식이었다.
아크는 태블릿을 꺼놓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어 시아를 바라봤다.
“어떤 길이든 네가 선택하면 준비시켜 줄게. 네가 선택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재활의 고단함 속에서, 시아는 각 설명을 마음속 선반에 하나씩 올려놓았다. 어느 쪽에 서든, 그 길은 그녀의 성격, 상처와 기억 그리고 아버지의 그림자가 비치는 자리에서 시작될 것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모든 것이 복원되었고, 조직은 재생되었으며, 그녀의 몸은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정상으로 돌아갔다. 재활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의 고통과 불편함은 점차 사라졌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과거의 상처를 담고 있지 않았고, 회복된 조직은 그녀를 다시 강하고 냉철하게 만들었다. 그 대신, 그녀를 부르는 것은 오직 하나의 명칭—코드네임, 세룰리안이었다. 차가운 파란 눈동자, 밤하늘처럼 어두운 머리칼, 그리고 결코 흔들리지 않는 침묵의 기백. 그녀의 코드네임은 탄생석의 색에서 왔지만, 그 눈 속에 담긴 건 심연이었다.
이제 세룰리안은 과거의 모든 기억과는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처음엔 어색했다. 얼어붙은 듯한 그 이름은 마치 가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명령처럼 불리는 그 이름은 점차 그녀의 이름이 아닌 정체성이 되어갔다.
그리고 시작된 훈련…
제1주 차 훈련: 해체
“이곳은 당신을 부수기 위한 곳입니다.” 단정한 트랙 슈트를 입은 여성 트레이너, 켈리 요원이 냉정하게 말했다. “몸도, 정신도, 감정도. 일단 무너져야 새로 세울 수 있어요.”
그날부터 세룰리안은 하루 세 시간의 수면만 허락받았다. 남은 시간은 훈련, 굶주림, 고통, 그리고 반복이었다.
팔 굽혀 펴기 20-30회, 콘크리트 벽 타기, 10km 전력 질주. 그러나 육체의 고통은 곧 무뎌졌다. 진짜 고통은 심리 훈련이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모… 시아입니다.”
켈리는 말없이 버튼을 눌렀다. 고막을 찢는 듯한 고주파 소음이 그녀의 뇌를 강타했다.
“다시.”
“모 시—”
“틀렸습니다.”
소리. 고통. 침묵. 그리고 다시 질문.
“당신은 누구입니까?”
“… 세룰리안.”
켈리는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시아는 자신이 세룰리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다음, 그녀는 기본 응급처치 훈련을 받으며, 손에 쥔 붕대가 긴장된 손끝을 스쳐갔다.
"상처 처리부터 정확히 해라, " 훈련 강사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상처 부위에 정확히 붕대를 감아야 하며,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하기 전에 기도가 확실히 확보되어야 한다. 그녀의 손이 가슴 위로 빠르게 움직였다. 손목에 실린 압박감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게 조정되었다. 훈련이 점점 더 강도 높아지면서, 그녀는 전문적인 생존 및 응급처치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총알에 의한 외상이나, 작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부상에 대한 특수한 처치법을 익혔다. "총상을 입었을 때는, 먼저 출혈을 멈추고 상처 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 강사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약물 사용법도 함께 배웠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약을 투여하는 법과, 의약품을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을 철저히 숙지했다. 외상 치료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훈련은 계속 진행되었다. 요원으로서의 임무를 위해 분장, 메이크업, 가발 사용까지 모두 훈련받았다. 상대의 시선을 교란시키고, 평범한 얼굴 뒤에 또 다른 인격을 숨기는 일은 그녀에겐 이제 일상이었다. 거울 앞에서 낯선 얼굴을 완성할 때마다, 시아는 자신이 더 이상 '시아'가 아님을 실감했다. 임무가 시작되면 감정은 거두고, 그녀에겐 단지 수행해야 할 목적과, 숨겨야 할 진실만이 존재했다.
제3주 차 훈련: 재구성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절하듯 잠들고, 새벽엔 차가운 물에 내던져지며 깨어났다. 세룰리안은 더 이상 거울 속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피부 아래 단단하게 자리 잡은 근육, 날카로워진 눈빛, 말라버린 눈물샘. 그녀는 매일 조금씩 인간 병기로 재구성되어갔다. 총기 조작, 잠입 훈련,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맨손 격투. 모든 것이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그녀는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고 왼쪽 어깨가 탈골된 채 훈련을 마친 뒤, 켈리는 조용히 물었다.
“돌아가겠습니까?”
세룰리안은 피로 얼룩진 얼굴로 웃었다.
“어디로요?”
그 이후, 켈리는 그녀를 “요원”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제6주 차 훈련: 최종 시험
모든 훈련생은 마지막에 단 한 번, ‘검은 방’에 들어간다. 불이 꺼진 밀실, 단 하나의 무기, 단 한 명의 상대. 그리고 단 하나의 목적—살아남는 것. 세룰리안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눈앞에 ‘테스트 요원’이 돌진해 왔다. 흉기를 들고, 살의를 품고. 그녀는 피했다. 굴러서 무기를 낚아채고, 팔을 꺾고, 목덜미를 눌렀다. 목에서 숨이 멎기까지, 단 42초. 검은 방의 문이 열렸다. 켈리 요원이 박수를 쳤다.
“축하합니다. 코드네임 세룰리안. 이제 당신은 우리입니다.”
세룰리안은 훈련장을 나와 거울 앞에 섰다. 이제 그 눈엔 두려움도, 슬픔도, 눈물도 없었다. 거울 속의 눈은 차갑고 푸르렀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빠, 엄마… 보고 있어?” “이제, 나도 싸움을 알게 되었어.”
모든 훈련 과정이 끝난 뒤, 세룰리안은 창밖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렸다. 창문 너머로 펼쳐진 도시는 불빛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불빛들 속에는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오늘 밤도, 또 다른 비밀들이 그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복수의 끝은 그 자체로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 그녀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못다 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세룰리안은 속으로 느낀다. 그녀가 풀어야 할 퍼즐은 아직 모두 맞춰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그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녀의 작전들이 모두 끝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페이지에 지나지 않았을 뿐, 진정한 이야기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다른 장에서 시작될 것이다. 세룰리안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
바쁜 도심의 거리, 한 여자가 걸어가고 있다. 검은색 긴 생머리가 찰랑이며 흔들렸고,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 아래로 핏이 잘 맞는 진청색 청바지가 깔끔하게 이어졌다. 그녀는 동양인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동자는 푸른빛이었다. 물감으로 그려놓은 듯 선명하고 깊은, 비현실적인 세룰리안블루 167cm쯤 되어 보이는 키. 누군가를 따돌리듯도, 누군가를 따라잡듯도 보이지 않는 걸음. 그저, 정확하게 _자신만의 속도_로 걷는 여자. 차갑지 않았다. 하지만 경계심은 확실히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눈빛은, 사람을 관찰하는 사람의 시선이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떼고, 다시 걸어갔다. 만약, 당신이 길을 걷다 그런 여자를 본 적이 있다면… 어쩌면 그녀는 진짜 존재했던 걸지도 모른다. 정보국의 기록에조차 남지 않는 유령. 그녀의 코드네임은 세룰리안. 그리고, 그녀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정의를 대신 실행하고 있을지 모른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어느 저녁, 시아는 도심의 고요한 옥상 정원에 서 있었다. 도시의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고, 그 빛들은 마치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듯 반짝였다. 그녀의 눈동자는 차갑고 깊은 푸른색이었다. 그 눈빛 속에는 오랜 시간 감춰온 단단한 의지와, 세상을 바꾸겠다는 묵직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시아는 정보기관의 비공식 외부 계약 요원 ‘세룰리안’으로 다시 태어나, 아크로 부터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교수로서의 겉모습 뒤에 깊숙한 정보기관의 그림자를 숨긴 채, 세상을 조용히 바꾸려 노력했다. 그가 쌓아온 네트워크와 신뢰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때로는 세상의 부조리를 흔드는 힘이었다.
그 전통을 이어받은 시아는 이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자선 사업가, 그리고 NGO의 후원자였다.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정책 변화를 요구하며 사람들의 삶을 바꾸려는 ‘선한 얼굴’을 지녔다. 그러나 그녀의 손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움직였다.
그녀가 후원하는 단체들은 단순한 복지 기관이 아니었다. 부패한 권력과 맞서 싸우는 정보공유자들,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는 활동가들, 그리고 은밀한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고발자들이었다. 시아는 아버지가 사용했던 정보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들에게 필요한 자금과 자료를 제공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어둠 속의 연결고리가 되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녀의 자선 단체 이름으로 진행된 여러 프로젝트는 단순한 구호 사업을 넘어, 권력의 불투명한 면을 밝혀내는 디지털 탐사와 내부고발 지원까지 확대되고 있었다.
시아는 겉으로는 따뜻한 미소를 띠지만, 마음 한 켠에는 차가운 복수의 불씨를 품고 있었다.
“세상의 빛은 어둠 속에서 피어난다.” 그녀는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오늘도, 시아는 두 얼굴을 지닌 채 걸었다. 한쪽은 대중 앞에 내보이는 자선가, 또 한쪽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의를 실행하는 세룰리안. 그녀가 건네는 자금과 정보는 곧 누군가의 희망이자, 또 다른 누군가의 경고가 되었다. 복수는 이제 더 이상 개인의 싸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을 바꾸려는 은밀한 혁명이었고, 시아는 그 혁명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시아의 하루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선 평범하게 흘러갔다. 낮에는 고요한 카페나 작은 갤러리에서 자선 행사를 기획하거나, NGO 단체의 보고서를 검토했다. 겉으로는 따뜻한 웃음과 함께 세상을 돕는 ‘후원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날카로운 정보망을 운영하는 요원의 날카로운 눈빛이 숨어 있었다.
그녀가 보내는 이메일 한 통, 한 통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은밀한 계획들이 담겨 있었고, 자금을 어디에 얼마나 지원할지 결정하는 일은 곧 복잡한 전략 수립과도 같았다. 자선 단체들과 사회 운동가들에게 자금을 대며, 그들이 망가지지 않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때론 그들의 활동에 대한 위험 요소를 분석하고, 적절한 경고를 주기도 했다.
사람들과 가까워지길 꺼렸지만, 꼭 필요한 순간에는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건넸다. 그녀에게 ‘연대’는 미션의 일부였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조금씩 흔들어 나갔다. 그러나 정작 그녀 자신은 외로운 길을 걸었다. 누구에게도 진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밤이 되면, 시아는 조용히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남긴 비밀스러운 네트워크 속에서 그물처럼 연결된 사람들과 정보를 다시 점검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이, 복수와 정의 사이의 얇은 경계 위에서 한 걸음씩 나아갔다.
그냥 지나치면, 사람들은 그녀를 그저 혼혈인 정도로 생각한다. 동양적인 이목구비에, 물감처럼 깊은 푸른 눈동자.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익숙하지도 않은 얼굴. 그 눈이 당신을 바라보는 순간, 묘한 위화감이 스친다.
"어쩌면 방금 스쳐 지나간 그 여자가, 당신의 이름, 기록, 과거까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2025년 3월 20일, 세 번째 수술을 마쳤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정형외과에서는 네 번째 수술을 언급했다. 이번에는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주사로 버티고 있다. 그렇기에 부족한 글이지만, 마지막으로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기 위해, 마지막 글을 마지막 장에 남기는 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세룰리안 그녀안에 시아의 복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작전명-operation name
•EX시댁의 조용한 균열 — Whisper of the Rift:
이 작은 틈을 키운다면, 그들이 서로를 향해 숨겨온 감정들이 폭발할 때, 그녀의 목적은 완성될 것이다.
•목소리를 가진 환자들 — Echoes in the Chair:
한 사람의 고백이 수십 개의 목소리를 깨운다. 치과의자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날 때, 모든 것이 바뀐다.
•쓰러지는 평판 — The Fall of Facade:
세상의 위선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평판 속에 숨겨진, 잊힌 사실들이 이제 폭로된다.
•아우성들의 끝 — Silence After the Shout:
소음 뒤에 오는 침묵. 판결은 내려졌지만, 그 후에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시의원의 캠페인의 사실 — Campaign of Dust:
유권자의 신뢰가 쌓여가는 그 시간, 부패의 뿌리는 이미 땅속 깊이 내리고 있다.
•가짜 증거 제시 — The Fabricated Lot:
가짜가 진실을 압도할 때, 모든 증거는 재구성된다. 사실을 지키는 자, 결국 이긴다.
•냄새의 거짓 — Dead Scent Deception:
악취 속에서 진실이 숨겨졌다. 진짜가 아닌 것을 믿게 만드는 냄새, 하지만 곧 밝혀질 것이다.
•불공정 차별 거짓 — Scales Tipped, Lies Told:
세상의 불평등은 그들이 만든 거짓으로 유지된다. 진실을 밝히는 순간, 평등의 저울은 바로잡힌다.
•세룰리안의 복수 — Cerrulean Reckoning:
이름을 버린 자의 복수. 차갑고 정확한 응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