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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공 Jul 22. 2023

주서원(主書院)

책이 밥이고 약이고 부처님이다

"그 양반은 요즘 통 보이질 않네요?"

"누구?"

"늘 혼자서 구석진 곳, 의자에 앉아 소주 한 병 마시면서 책을 보잖아요?"

"아~하! 김 선생,  어디 외국 갔다고 그러던데......"

"어느 나라에 갔죠?"

"아마 일본에 있는 와이프 만나러 간다고 그랬지, 아마도....."

"부인과 이혼했다면서요?"

"그래도 자식 때문에 가끔 만나는 모양이더라고요."

"늘 혼자서 술 먹고 있길래, 혼자 사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정공은 동네 주막 주인장에게, 김 선생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안부를 물었다.

"그래도 아내와는 한때 다정했대요."

"그래요? 어떻게 다정했다면서 이혼을 해요?"

"그건 부부간에 일이라,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아마도 늘 책만 보고 술 먹고 그러니, 어떤 여자인들 살겠어요."

"부인도 한때는 같이 주거니 받거니 술 한잔하고 그랬어요."

"부부 애주가들이네요."

"그렇지는 않고요, 민턴 동호회에서 게임치고 단체로 들어오면 늘 그렇게 마셔요."

"아~ 그랬군요, 그런데 김 선생은 운동을 좋아하질 않는군요."

"아뇨, 같이 운동하는데, 민턴보다는 책을 더 좋아하죠."

"그 점은 저와 비슷하군요."

"하하하! 맞아요, 솔로만 아니면 거의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솔로? 책과 같이 나름대로 재미있게 사는 사람인데, 솔로가 아니죠."

"역시 선생님은 센스가 있는 사람이네, 책도 사람으로 생각하니......"

"그건 그렇고 김 선생은 그렇다 하더라도, 부인은 일본에서 어떻게 살죠?"

"그까지는 모르겠고, 아마도 딸과 함께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

"일본에는 언제 갔죠?"

"원래 김 선생 부인의 부친이 재일교포였어요."

"아~ 그랬군요, 그러니 일본에 살기에는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겠군요."

"그 이후에는 김 선생은 늘 술 먹고 매일 같이 책을 보고 있었죠."

"그랬군요."

"한때는 잘 나갔던 사람인데......"

주인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정공을 바라본다.

"왜, 그런 팝송이 있잖아요! 돌고~ 도는~물레방아 인생~ 누가 불렀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주 오래된 노래지요, 미국가수인 것 같은데......."

"누가 불렀는 게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잘살거나 못살거나, 행복이나  불행도 돌고 돌며, 인생은 누구에게나 그렇게 돌아간는 뜻이지요."

"그렇죠, 불교의 윤회설 같은 의미지요."

정공은 주막을 나오며, 김 선생이 주막에 쓸쓸히 앉아 술 마시며 독서하는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일본에 자식이 있기에, 바다를 바라보며 자식에 대한 그리움도 간절할 것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이 김 선생에게는 저 바다 건너, 멀고 먼 나라로 느낄 것 같다.

만약, 바다가 육지라면, 일본에 있는 자식생각에 대한 김 선생의 애틋함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정공에게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부모님과 조상, 국가적, 민족적으로는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에 아직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라라고 평소에 많이 느껴진다..

어쨌든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한 이웃나라임에는 틀림없는 말인 것 같다

"일어나라! 해가 중천이다."

김선생집에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고 책까지 본다고? 음주운전, 음주운동 등은 들어봐도 음주독서는 처음이다."

정공이 김 선생 에 방문하자, 주인집 영감이 김 선생을 깨우는 모양이다.

"빨리~ 나와보라고, 손님이 오셨어! 빨리~ 나와봐!"

김 선생은 영감 고함소리에 부스스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왔다.

"누구~ 누구시길래......"

"김 선생!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어~라? 훈장님께서 어쩐 일로, 요즘 주막에 보이지도 않던데......"

"예~ 요즘 북카페일로, 그곳에 좀 다닌다고 좀 뜸했지요."

"북카페? 우리 동네에 그런 것도 있었남......"

"아니~ 우리 동네가 아니고, 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친구가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에 있어요."

"일단, 방안에 들어오세요. 청소가 안 돼서 지저분하지만......."

정공은 김 선생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북카페에 대하여 이야기를 늘어놓고, 김 선생과 함께 북카페에 가자고 권했다.

"책은 우리 동네 도서관에도 무지무지하게 많고, 아직 못 본 게 많아요."

김 선생은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하며, 별로 내키지 않는 것 같았다.

"꼭 책만 보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정보교류도 하고 이점이 많아요."

"난, 혼자서 책 보는 게 좋아요, 그게 또 익숙하고요."

"김 선생! 일본도 가야 되지 않겠어요? 그곳에는 일본어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같이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일거양득이죠."

".........."

"일본어 공부하는 사람의 목적은 아직 모르겠지만, 김 선생과 비슷한 처지일지도 모르죠."

"일본어를 몰라도 일본에 잘 다녀올 수 있어요."

"물론,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사람일은 장래를 몰라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요."

"그러니까, 일본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말씀 같은데......."

"어쨌든 일본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이 김 선생일 수도 있지 않겠어요?"

".........."

정공은 김 선생과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하고는 그 집을 나왔다.

물론 김 선생이 북카페를 같이 가겠다는 약속을 받고 일정과 장소를 알려주었다.



"혼자라고 가볍게 생각하며 함부로 다가갈 수는 있지만,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지....."

정공은 학교 친구에게 김 선생 이야기를 들려주며, 곧 우리 카페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와봐야 알겠네~ 선생님 같으면 책을 좋아는 할 것이고, 우리 카페에 잘 어울리겠어."

"그래, 나와 함께 오기로 했으니, 그때 인사 나누고 잘해보자고.... "

"그런데, 친구야! 또 우리 카페에 들어오겠다는 한 사람이 더 있어."

"누군데?"

"응~ 우리 학교에서 곧 정년 퇴직할 분인데, 이 분은 작년에 남편이 코로나로 돌아가시고, 친정 엄마까지 돌아가시고 혼자 고독과 싸우며 앞으로 삶을 걱정하고 있어."

"그래서?"

"그분은 내가 가까이 지켜보니, 친구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내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아니야, 자기도 자식 다 키우고, 연금도 나오고, 그냥 적적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궁리 중인데, 너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까 싶네~ 남을 위한 봉사활동 같은 그런 것을 하고 싶어 한대."

"그래? 봉사활동 같으면 나와 코드가 비슷하네."

"학교에 출근하면 내가 말해줄까? 카페 가입하라고 말이지."

"때가 되면 내가 어떻게 하라고 말해줄게...."

"그런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한다고?"

"아직은 정식 출범하지 않았지, 그리 급한 것도 아니고......"

"그래도 뭔가 보여줘야 사람들이 모이지 않겠어?"

"일단, 여사가 운영자로서 일정과 계획 등을 알려줄 거야."

"여사라면?"

"최강여사, 대모, 독서왕도 몰라?"

"아! 그 여사~ 하하하! 역시 대단한 여사지...."

"그래, 여사가 사실상 운영자야."

"책을 많이 보는 여사라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인데, 카페는 잘해나갈까?"

"산전수전, 세상만사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다 처리해 온 경험의 소유자 아니겠어?"

"마치, 여사가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네."

"우리 보다야  세상살이에는 고수지, 여사와 이야기를 나누면  그런 느낌이 들 거야."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지~그렇지만, 강한 이미지보다 조용하게 묵묵히 흐르는 강 같은 그런 사람이 좋아....."

"그래~여사는 강 같은 사람이야!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면도 있고, 조용하면서 차분히 흐르는 강이지."

"..........."

"다만, 여사의 속 마음은 어떤지 모르지~ 마치, 강을  건너보지 않고는 강의 깊이를 모르듯이...."

"..........."

"여하튼 노년에는 삶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해."

"어떤 변화?"

"예를 들면 경쟁사회에서 자유로운 생활로, 도심에서 시골로, 직선에서 곡선으로, 동적에서 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하지."

"그러니깐 말보다는 글로써 해야 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그러니 북카페에서 독서모임을 한 번 해보자는 것이  평소 나의 생각이고 꿈이야."

"강처럼 흘러가면 언젠가는 바다에 다를 수 있겠네, 친구의 꿈이......."


"선생님은 정년하고 제2의 인생을 멋지게 보내고 계신다는데, 어쩌면 그렇게 잘할 수 있죠?"

"아니에요, 허점 투성이에요."

"그러시지 말고 비결을 좀 가르쳐주세요."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모르겠지만, 무늬만 그렇지 저도 고독과 싸우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고독이라고 했어요?"

"네~에! 노년의 고독이랄까요....."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잖아요."

"그렇죠, 노년에는 외로움 때문에 살기가 더욱 힘들죠."

"구체적으로 어떤 외로움인가요?"

"나라는 몸에 또 다른 자신과의 이질감에 더욱 외롭죠."

"..........."

"어쨌든 그것도 일시적이고 또 우울한 감정이랄까, 그런 게 찾아오죠."

".........."

"고독을 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제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예를 들면, 술집에서 보내는 사람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보내는 사람

주말이나 평일이나 닥치는 대로 여행을 가는 사람

방구석에서 술이나 음식으로 보내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죠."

"........."

"진짜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어머! 멋진 사람이네요, 누구지요? 소개해주세요."

"제가 아는 여사인데, 그 여사는 외로워할 틈이 없어요."

정공은 여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며 곧  북카페가 개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나! 그럼 제가 가입할 수 있을까요?"

"그래요, 여사도 환영할 거예요."

"꼭 말씀해 주세요."

"전에도 이야기를 했는가 모르겠지만, 우연히 여사와 도서관에서 만나 논의를 했죠."

정공은 그간 여사와 함께 도서관에서 서로 북카페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자신이 도서관 설립이 꿈인데, 여사와 함께 라면 북카페든 무엇이든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주서원은 어때요? 주(酒) 자에, 한 잔의 술과 함께 하면 더욱 좋겠는데......."

"농담하시지 말고 적당한 제목을 생각해 봐요."

"그냥 북카페라고 하면 안 돼요?"

정공은 김 선생과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서 여사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꼭 영어로 해야 되나요, 그럴 바엔 주서원도 괜찮죠."

"술 酒자를 주인 자로 바꾸면 어때요?"

"역시, 선생님이 다르시네요."

"主書院이라........"

"그렇죠, 책이 주가 되는 곳, 책으로 사람이 모이는 곳."

"그럼~ 술도 못 먹고 오로지 책만 보면, 도서관이나 독서실이라 하는 게 낫겠네."

"아니죠, 카페는 책을 보며 이야기도 하고 커피나 음료수도 먹지요."

"훈장님은 도서관 설립이 꿈이 아니에요? 차라리 도서관이라면 어때요."

"도서관이든 주서원이든 여사가 오면 결정짓도록 해요."

"아! 저기, 여사님이 오네요."

"왜들, 나와있어요?"

"우리 대장님을 배웅해러 나왔죠."

"호호호! 왠, 대장님......"

여사는 도서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인사를 했다.

"들어가시죠, 뭐라도 드셨어요?"

"그것 때문에 간판 제목이 의견분 분해요."

"서로 의견일치를 보면 그것으로 정하면 되지요."

정공은 이와 관련하여 불교의 법화경을 설명하면서, 책이 주가 되는 이유를 말했다.

법화경이 경전의 왕으로 대접받는 이유는 심오하거나 신비로운 이론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모든 수행 길과 제자를 하나의 위대한 부처 가족으로 재통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우리 북카페 모임에서도 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책을 위주로 모이는 곳이라 했다.

그러하기에 북카페 모임, 제목도 주서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종교적인 면을, 하나의 예로 들었는 것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고 분명히 말했다.

또,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임으로 거듭나자고 했다.

책이 주가 되어, 우리가 책으로 모이고 관계 유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끝을 맺었다.

"다들 이의가 없으면, 우리 북카페는 주서원 모임으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떡이고, 다음 안건에 대해 회의에 들어갔다.

북카페에 대한 회의를 끝내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다음 모임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정공은 김 선생과 함께, 귀가하는 중이었다.

"옛날에 중국 고대사를 보면, 이백은 현종과 양귀비와 함께 궁궐 연회장에서 술 한잔 들어가야 휘황찬란한

시가 날아다닌다고 했어요."

"그래서요?"

"갤러리 카페, 디저트 카페, 로스팅, 핸드 드립 등 수도 없이 많은데 왜, 주류는 없을까~ 아쉬웠어요."

"하하하! 아직도 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네요."

"그건 그렇고, 훈장님! 전에 도서관 건립이 꿈이라고 했는데, 아직 유효하나요?"

"글쎄요, 제 나이를 보면 어렵지 않겠어요? 혹시 복권당첨이 되면 몰라도....."

"미래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꿈이 많고 클수록 좋다고 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언제,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나요?"

"국회도서관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죠."

"국회는 무슨 일로, 언제 가셨어요?"

"아뇨, 부산에 있는 국회도서관이지요, 우연한 기회에......."

정공은 잠시, 회상에 잠겼다.

그때, 국회도서관을 보고 아직도 그 감동에 대한 기분이 생생히 되살아 났다.

마치 심장이 멎는 것 같았고, 가슴이 쿵당 거리며 머릿속에 웅장한 그림이 그려졌다.

내가 저 도서관에 늘 틀어박혀 모든 책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이 간절했다.

아니, 죽을 때까지 독서나 공부하면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빠 소원을 말했다. 국회도서관은 아니더라고, 작은 도서관 설립이 꿈이었다.

"훈장님! 저와 함께 시간이 되는 날, 같이 가시죠?"

"네~에! 언제든지요."

김 선생은 동네에 이르자, 작별인사를 나누며 말했다.

"酒書院이면, 어때서......."

"뭐라고 하셨어요?"

정공은 혼자 중얼거리듯, 말하는 김 선생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물었다.

"아니에요, 술 한잔 생각나면 주막에 들를까요?"

"다음에 도서관 건립이 되면, 술 한 잔 크게 합시다~ 하하하!"



정공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주서원 모임을 바람직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에 깊이 잠겼다.

한 고승의 말씀을 떠올리며, 이러한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우리 모두 늙는다.

그리고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오면 죽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다.

녹슨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

삶이 녹슬면 모든 것이 허물어진다.


정공은  이 말을 음미하며, 그렇다면 삶이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독서와 공부를 꾸준히 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즉, 깨어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을 중심으로 모이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 깨어있다고 확신한다.

또, 책에서 우리의 갈길을 찾고자 한다.

우리가 문자를 터득하고 있고 문명인이면서도 글을 읽지 않으면 머릿속을 묵은 밭처럼 잡초만

무성하게 되어 머리가 빈 야만인이나 속물이 되고 만다.

사람의 의식은 투명할수록 삶의 질을 높이게 된다.

심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몇 권의 책이라고 읽어야 한다.

책이라고 해서 경전이나 종교서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경전이나 종교적인 이론은 공허하고 메마르다.

그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

참된 앎이란 타인에게서 빌려 온 지식이 아니라, 나 자신이 몸소 부딪쳐 체험한 것이어야 한다.

즉,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깨달음의 경지에 까지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주서원에는 이러한 도량을 가진 사람들로이 모여들고 한결같이 맑은 정신과 두뇌의

끝없는 성장을  해나가며 원대한 꿈인,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는 길을 찾을 것이다.

<묘법연화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경전을 해석하는 데에는 주반(主伴)과 가르침을 판별하기 위해서 종지(宗志)가 있어야 한다.


벼에는 그루가 있어서 꽃망울이 기본이 되는 것과 같이


흐르는 물은 근원이 있어 지파(支派)에 모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주서원에도 주반과 종지의 글을 붙이고 싶다.

책은 밥이다

책은 보물이다

책은 약이다

책은 거룩한 부처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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