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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이 뜨기 전에 Mar 30. 2023

내 소설 탐방기

파란, 기억 여행자

<파란, 기억여행자>는 가장 최근에 쓴 글이다.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가을이었고, 몇 번 다시 써 보았다. 쓸 때마다 약간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처음 쓸 때보다는 지금 내용이 더 마음에 든다. 역시 조금씩이라도 써보니, 마음에 드는 내용을 찾는 것 같다.


소설 속에서 기억여행을 떠나지만, 나는 상상 속 기억 여행을 많이 떠난다. 문득문득 그때 그 순간으로 너무도 빠르게 빠져든다. 좋은 기억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빠져들 때가 더 많다.

예전에는 그런 기억들의 여행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툴툴 털어버린다. 진짜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에 그 속에 머물 이유가 없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과거는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것. 지금의 자신을 알기 위해서 잠시 여행을 떠나듯 갔다가 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행복의 순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애인과 헤어지고 그 기억을 잃어버린다. 우연히 식당 광고를 보고, 설렁탕을 먹으러 갔다가 식당 안 장식장의 모자를 본다. 모자를 써보고 싶다는 말에 주인아주머니는 밤에 와보라고 한다. 모자를 쓰면 기억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데, 쉽지 않은 여행이라 망설이게 된다. 여행을 통해 어렴풋이 기억의 의미를 찾을 용기를 얻는다.



내가 좋아하는 대목은 독수리가 한 말이다.


"이제 그 의미를 찾아야 하는 때가 왔소. 여기서 피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은 그냥 이대로 머문다는 뜻이 아니라, 저 허 공간에 자기를 버리고 마는 것이오."     



기억을 정의하고, 행복을 평온하게 유지하며, 과거의 순간과 지금을 화해하려 노력하는 것.


주저할 시간은 없다. 1분 1초라고 먼저 하는 쪽이 승자다. 내 기억의 주체가 되고, 한 순간 한 순간의 평온함으로 과거와 지금을 이어가는 것.


나에게 소설 쓰기가 그런 과정이다. 그래서 소설은 나에게 늘 셀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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