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면도기는 남자의 아침을 상쾌하게 합니다.
남자라면 매일 아침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면도다. 수염을 기르는 남자야 매일 면도를 할 필요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남자는 하루의 시작을 밤새 턱 주변에 자라난 수염을 깎는 일부터 한다. 남자에게 면도란 하루를 상쾌하게 보내기 위한 작은 의식과도 같다. 면도가 깔끔하게 되지 않은 날은 까끌거리는 느낌이 신경이 쓰여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다.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수염이 나기 시작했다. 중고등학생과 이십 대, 아니 삼십 대 초반까지는 주로 일회용 면도기로 수염을 깎았다. 날 면도기는 절삭력도 좋고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단점이 있었다. 쉐이빙 폼을 사용할 때마다 트러블이 생겼고, 가끔은 날카로운 면도날에 베이기도 했다.
필립스 면도기
그래서 전기면도기로 바꾸었다. 초기에는 3~4만 원대의 국내 회사의 가성비 면도기를 사용했다. 가격이 저렴했지만 거칠었고 무엇보다 절삭력이 아쉬웠다. 좀 더 고급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었다. 전기면도기 3 대장은 필립스, 파나소식, 그리고 브라운이다.
그러던 중 당근 마켓에서 필립스 면도기를 하나 구입했다. 필립스는 사용감이 매우 부드럽다. 나중엔 십만 원이 조금 넘는 필립스 면도기를 구입했다. 그 이후로는 계속 필립스 면도기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은 좋지만, 절삭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침마다 면도를 하고도 완전히 정리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브라운 면도기
브라운은 면도기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고급 브랜드다. 나도 언젠가는 브라운을 써보고 싶었다. 유튜브나 숏츠를 보면 브라운 면도기는 절삭력과 내구성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30~40만 원이라는 높은 금액은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채 구매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당근마켓에 키워드 알림만 해두고 지켜보던 중 기회가 찾아왔다. 판매자가 브라운 시리즈 9 PRO를 저렴하게 올렸다. 연식은 조금 되었지만 외관도 깔끔했고, 세척 스테이션까지 있어 위생적인 관리도 가능했다.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판매자는 가격을 더 내렸다.
나는 누가 잽싸게 구매를 할 것 같아 판매자에게 채팅을 보냈다. 몇 차례 채팅이 오간 후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두 시간 후에 마침내 가지고 싶었던 브라운 면도기를 영접했다. 모델을 찾아보니 가장 상위의 제품이었다. 더구나 세척 스테이션과 세척액, 그리고 헤드도 교체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브라운 면도기를 며칠 사용해 보니, 기존 필립스보다 수염이 훨씬 깔끔하게 밀린다. 여자들이 화장이 잘 받는 날 기분이 좋아지듯(아마도)이 남자들은 하루를 시작할 때 좋은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프리미엄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저렴하게 구매한 성능 좋은 전기면도기 하나가 요즘 나의 아침을 상쾌하게 만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