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꿈 방문자 24화

아빠 소환

by 하늘위로

이제 은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마쳤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떠올려봤다. 오빠의 죽음, 조카의 꿈 방문, 모든 것이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그것은 전부 현실이었다. 또한, 은혜가 거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짧은 주기로 쏟아졌다.


어제 은혜는 혜주를 죽게 만든 그자에게 그리고 조카의 원활한 복수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냈다. 이제 오빠 경석이 만들어 놓은 이 엄청난 판에 지선이 마무리를 하면 될 것이다. 지선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살아갈 수 있는 것, 그것이 은혜와 경석의 바람이었다.


문제는 지선이었다. 지선은 좀처럼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엄마를 잃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공포에 질려 있었다. 그때도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한참이나 걸렸는데... 어떻게 해야 지선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은혜는 고심했다. 이 엄청난 일을 처음부터 말렸으면 좋았을까, 은혜는 조카의 고통을 지켜보는 게 괴로웠다.


그때, 문득 은혜는 생각했다. 꿈은 한계가 없는 곳, 충분히 부자연스러워도 되고 상황이 인과관계없이 바뀌기도 한다. 그야말로 안 되는 게 없는 모든 상상이 가능한 곳, 그래... 그러니까, 그렇다면... 죽은 사람도 소환이 가능할까?


은혜는 스르륵 다시 눈을 감았다. 부를 것이다. 오빠, 경석을... 꿈의 자각과 방문을 가능하게 만든 지선의 아빠를 불러 보기로 했다. 어쩌면 오빠는 방법을 알 지도 모른다. 지금 지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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