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꿈 방문자 13화

그를 만나다

by 하늘위로


낯선 동네를 서성인다. 먼저, 그의 얼굴을 제대로 봐야겠다. 꿈 방문자 초보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기란, 바늘구멍에 소 들어가기보다 힘들다.


아빠는 내가 그를 찾아갈 거란 걸 알고 있었을까, 나는 엄마보다 아빠를 닮은 성격이라 했다. 그렇담 내 행동에 대한 유추는 어느 정도 가능했겠지...


반대로, 내 딸이 나와 같은 행동을 할 거란 걸 알았다면 아빠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최대한 아빠의 입장을 생각해봤다. 만약, 그가 위험한 인물이라면 아빠는 죽을 힘을 다해 저지했을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절대로 실패하고 죽을 사람이 아니다. 내가 아는 아빠는, 모든 일에 늘 경우의 수를 두고 안전하게 실행하는 사람이다.


다만, 두려워진다. 나를 위한 안전한 경우의 수에 아빠의 죽음이 포함되어 있을까 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역시나 최악의 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싶다. 그것마저 아빠를 닮았다. 그게 실패를 줄여주기도 했지만, 늘 나를 멈추게도 만들었다. 뻔히 보이는 길, 걷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험치라는 것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그래서 성공할지언정 늘 어설펐다. 능숙함이 없는 사람이다.


갑자기 훅, 두려워진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예상치 못한 만남의 순간이었다.


그는 나의 방문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아파트 단지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어차피 주소도 알고 있으니 그를 따라가거나 불러 세울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할 말이 없었다. 그걸 깨달았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그저 그의 숨이 멎는 거란 걸 알았다. 엄마의 육체는 이미 흙이 되었는데, 그는 이렇게 긴 시간을 살아 있었다.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말이다. 나는 내 분노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다.


아빠, 그래서 꿈이었구나, 그래서 꿈속에서 복수하라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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