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의 동거가 시작됐다

by 아나스타시아

만 5살 때부터 줄기차게 박 여사님을 졸라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 노래를 부르던 한 아이는 서른셋 직장을 잃고 나서야 강아지를 동거견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그나마 자취생활을 하면서도 잘 돌봐주지 못할까 봐 쉽게 함께하지 못했던 반려견을 이렇게 갑자기 함께 할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았다.


그런데 이 룸메가 말이다. 육아에 맞먹는 노동을 나에게 선사했다. 원초적 본능을 아직 컨트롤하시지 못하는 견생 3개월 차의 아기 강아지는 온 방에 맛동산과 레몬주스를 투척하시고, 하루 종일 집사는 따라다니며 배변판 가르쳐주랴, 혼내는척하랴 (애 엄마들이 내 새끼 똥 예쁘다는 말이 왜 그런지 알겠습디다.)

, 닦고, 살균하고, 탈취하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걸 해야 하니 또 서로 나름의 암구호도 정해야 하지 할 일이 태산이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룸메는 정말... 사랑스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 가끔 일할 때 옆에서 삐지면 굉장히 곤란하다.)


룸메가 오고 한 동안은 룸메 집 앞에서 터를 잡고 아예 누워 룸메 구경만 했더랬다. 아마 그 친구는 '저 인간은 왜 저러는가?' 꽤나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밀당 시긴지, 내가 바빠서인지 이젠 나도 룸메이트를 튕길 줄 아는 여자가 되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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