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무시받는 심정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4세 자녀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아이랑 신나게 놀고 집에 들어오고 있었어요.

아이가 편의점을 지나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해서 편의점에 들어가기 전에 약속을 했어요.


"지금 사서 바로 먹는 거 아니야. 집에 가서 씻고 밥부터 먹고 먹는 거야"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다행히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손에 꼭 쥐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지금 먹을 거야 하더니 현관에서부터 뜯어서 먹기 시작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순간 엄청 화가 났어요.


약속을 했고 본인도 알았다고 했는데 왜 아무렇지도 않게 그걸 먹지?

왜 내 말을 무시하지?


눈치를 보거나 하는 것도 없이 먹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더 화가 나서 저녁 먹고 씻고 자기 전까지 좀 차갑게 대했어요. 씻고 노는 것도 남편이 하고요.


아이랑 잠자리에 들면서 그 일을 이야기하는데 원래는 좋게 좋게 다음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심한 말들을 많이 해버렸어요.


그렇다고 아이가 잘 이해한 것 같지도 않고 저는 감정 조절 안 되는 못난 엄마가 된 거 같고 너무 속상해요.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날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시기 아이들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동을 하기보다는 솔직한 본인의 감정이나 욕구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엄마를 무시할 거야, 약속 무시할 거야 보다는 지금 손에 있는 이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 보이고 먹고 싶은 것이지요. 그걸 저녁 식사 이후까지 참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게다가 집에 가서 씻고 밥을 먹은 후에 먹자는 약속은 아이가 생각했거나 제안한 약속은 아니에요.

엄마의 말에 동의는 했지만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 보니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약할 거예요.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나 감정이 드신다면 아이가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이가 지금 원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또 아이와 약속을 할 때 아이의 의견이 반영되었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 상황에서의 최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이스크림을 엄마의 가방에 넣고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데 참는 건 아이에게 아주 힘든 일입니다)

2) 아이가 가지고 있고 계속 칭얼댄다면 아이스크림을 뜯어서 한 입만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나중에 먹기 같은 중재안 제시하기


아이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가끔 성인처럼 대하곤 하지요.

아이는 아이일 뿐이라는 마음으로 조금 느긋해지면 생각보다 육아의 많은 부분들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힘 내주세요.



*부모가 되는 데는 별다른 훈련이 필요 없지만 괜찮은 부모가 되는 데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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