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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키드니 Apr 07. 2024

일주일에 한 번 김장 대신 하는 이것

작년부터 친정엄마는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구태여 김장하는 날을 잡지 않고, 대신 그때그때 먹을 김치를 담그겠다고 했다. 친정 엄마의 선언이 반갑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했다. 온 가족이 모여 김치 소를 넣던 전통이 사라지게 되었으니 서운했지만, 무리해서 일하지 않으려는 엄마가 달가웠다.   


김장철이면 주부들은 몸살을 앓는다. 친정 엄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달력을 이리저리 넘기며 김장 날을 잡았고 일정을 조율했다. 엄마는 내가 출근한 다음 우리 집 욕조에다 빨간 고무 대야를 가져다 놓았다. 배추를 씻고 소금에 절이기 시작했다. 소금에 절여 축 늘어진 배추는 그 무게가 상당하다. 절인 배추를 들고 나르며 손목과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했다. 오랫동안 앉아서 하는 작업에 어깨와 무릎도 지쳤다. 무리를 하면 우리 몸은 탈이 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김장날에 손을 보태기는 하지만 김장을 주도하는 사람보다는 덜했다.


김장대신 1주일에 한번 하는 이것


우리 부부는 워낙 김치 소비량이 적어서 김치 없이도 잘 지낸다. 김치는 없어도 식탁에 채소는 하나씩 올리고 있다. 일요일 저녁이면 일주일 동안 먹은 채소를 준비한다. 잎채소를 다듬고 브로콜리를 찐다. 양배추와 당근도 썰어둔다. 양배추와 당근은 썰어두면 시간이 지나 마르거나 색이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양배추와 당근은 주로 라페를 만들어 둔다.


라페는 이름은 근사하지만 채 써는 게 전부인 음식이다. 라페는 '강판에 채 썰다'라는 뜻의 프랑스 동사다. 당근 라페가 유명하다. 채친 당근을 소금에 살짝 절여 뒀다가, 올리브유, 홀그레인 디종 머스터드, 레몬즙, 발사믹 식초 등으로 버무린다. 냉장고에 재워두었다가 먹는다. 프랑스 사람들은 당근 라페를 고기와 빵에 올려 먹는다. 즉석에서 바로 먹어야 하는 보통의 야채와는 달리 저장이 가능하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김치와 비슷하다.


단, 김치에 비해 소금에 절이는 시간이 짧고 일주일 안에 다 먹을 정도의 양이다.


양배추 라페
양배추 + 홀그레인 머스터드 씨겨자의 조합
환상인 이유


당근 라페가 유명하지만 양배추를 이용해서 라페를 만들 수도 있다. 채친 양배추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당근 라페의 명성을 양배추에게 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배추 라페가 지니는 건강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양배추는 생으로 먹을 때, 그리고 겨자와 먹을 때 양배추가 가진 건강 효과가 극대화된다. 겨자 속에 풍부한 미로시나아제가 양배추가 가진 항산화 물질을 배출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씨겨자인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이용한 양배추 라페는 양배추가 가진 건강 효과가 잘 나타나도록 도와준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 김장대신 양배추 라페를 만든다.  


1. 양배추는 1/4통, 200 그램, 채 썰어서 준비한다.


2. 양배추를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을 제한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넣지 않고 만들어도 된다. 다만 맛은 떨어질 수 있다.



3. 올리브 오일 3큰술, 레몬즙 1큰술, 화이트 발사믹 식초 1큰술, 홀그레인 머스터드 1큰술을 넣어 버무려 준다. 유자청도 0.5큰술 첨가해 준다.  


4.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


양배추 라페를 주로 샐러드드레싱으로 사용한다. 이미 라페에는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 발사믹 식초가 포함되어 있으니 훌륭한 샐러드드레싱이 될 수 있다. 주말에는 브런치 느낌으로 빵과 함께 먹거나 고기 먹을 때 김치 대신 먹는다.

요즘 나는 매일 우리 집으로 출근하는 친정 엄마와 함께 샐러드에 양배추 라페를 올려먹는다. 일주일에 한 번, 김장 대신 양배추 라페를 만들고 있으니, 엄마는 무리하지 말고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shorts/gCaq_swc6fM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저를 계속 글쓰게 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 작가 소개 : 닥터 키드니

내과 전문의 & 워킹맘이다. SNS에서 내과 의사의 건강한 잔소리 채널을 운영하며 건강에 대해 잔소리한다. 저서로는 에세이 <봉직 의사>가 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doctorkidney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OZtZEv_llHWQ0jLpmhVV5Q

<인스타그램> @doctorkid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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