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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Nov 24. 2024

14화 뒤집어진 표지판, 잘 못 단게 아니다!

연재가 점점 밀렸다.

최근에 심적으로 조금 힘들일이 있었다.

힘들지 않은 사람들이 없겠지만 그게 자신의 것이 되면 무게가 달라지듯

남들이 들으면 별것 아닌 힘듦이겠지만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혹시나 나의 연재를 기다린 분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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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겨울은 유독 힘들다.

내가 사는 노르망디는 특히 겨울에 비가 자주온다.


이번주도 어김없이 비가 내내 오기때문에 해를 보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다.

오는 비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프랑스 사람들이 왜 멜랑콜리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가며 그토록 이해가 안가는 프랑스 영화의 정서도 조금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비가 오면 시골 농부들은 더 힘들다.

가을수확이 지나가고 그들의 할일이 끝났나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년에 씨를 뿌릴 땅을 위해서 바쁘게 오가며 땅을 고르고 비료를 준다.

또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은 어떤가.

큰 소들 몇마리를 몰이하여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한번씩 뛰쳐나가 자유를 찾는 소들을 찾아다니느라 절망적인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농부들이 대우를 받아야하는데

이번해부터 농부들이 정부규제에 대한 반발로 농민시위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시작된 시위는 점점 수위가 과격해져서 트랙터로 상가나 행정기관을 소위 들이받아벌였다.


하지만 그 시작은 순진할 정도로 작았다. 아마 정부가 그때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이런상황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거꾸로 뒤짚어진 표지판 일부러 그런거다



농민시위의 시작은 뒤집어진 표지판부터 시작됐다.

세상이 온통 거꾸로 돌아간다는 답답한 심정을 담아 표지판을 타른지방에서 처음 거꾸로 달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이 상징이 되어 아직까지 농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 간간히 보이던 표지판은 

여름이 지나자 거의 되돌아왔다.

그러다가 올해 말이 되니 다시 서서히 표지판이 뒤집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시위가 시작됐다.


이유는 FTA 반대, 즉 수입농산물에 대한 우려


우리나라 또한 우루과이 라운드 문제가 있었고 FTA 문제도 있지 않았나.

실제로 우루과이 라운드가 한창 문제일 때 내가 사는 곳의 한농연회장이 시위하다 활복자살을 하였다.

우리의 농업 현실은 현재 값싼 중국산이 판을 치고 있다.


프랑스는 프랑스에서 나는 농산물을 자국에서 소비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 이것 또한 옛날일처럼 사라질 것이다.

농민들의 시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의 트랙터가 도시가 아닌 쿰쿰하지만 향긋한 땅냄새가 나는 질척한 밭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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