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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Jun 16. 2021

요가에 빠진 남자

Yoga is my life

처음으로 요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호주에 있었을 때, 공원에서 무료로 하는 요가 수업을 들었을 때이다.

인도 선생님이 요가를 가르쳐주셨는데, 동작 위주의 수업보다는 호흡과 명상 위주의 수업이었다. 손으로 코를 한쪽씩 번갈아가면서 막고 호흡을 하는 것, 입을 다물고 소리를 내어 울림을 느끼는 것, 제자리에서 달리기를 한 후 호흡을 느껴보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제자리에서 달린 후 호흡을 느껴보는 활동을 하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현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호흡을 하면서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지고 현재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현재에 내가 존재한다고 느낄 수 있게 되는 느낌은 내 주변이 더 밝아지고 내 몸의 감각들이 나에게 집중되는 느낌이다. 이 요가 수업을 들은 후로 호흡법과 요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호주를 떠날 때 기회가 된다면 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호주를 떠나 스페인에 갔을 때 헬스장에 있는 요가 수업에 참여했다. 일주일에 1번 정도 참여할 수 있었고, 스페인어로 하는 요가 수업에 정확한 동작을 알기 어려웠다. 스페인 선생님이 동작을 도와주고 수정해주셨지만, 정확한 동작이 되지는 않았다. 처음 해보는 요가는 고통의 연속이었고, 마음속에서는 한 동작을 오래 머무르게 하지 말아 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요가였지만,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다고 느꼈다.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후 요가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가를 배우기 위해 제주도에 갔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요가원을 찾아다녔고, 지금 다니고 있는 느림원이라는 요가원에 등록하게 되었다.(요가원에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요가 수업도 좋다) 느림원에서 요가 수업을 들으면서 요가에 더 빠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하는 동작마다 무너지고 고통스러웠지만, 한 동작 한 동작을 최선을 다해서 했다. 그러니 손끝 발끝에 조금씩 힘이 생기고 할 수 있는 동작들이 생기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제대로 할 수 있는 동작이 없었다) 


느림원에서 요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내 몸에 힘이 없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웨이트 운동을 했어서, 힘을 이용한 동작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손끝과 발끝에 힘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하는 동작마다 무너지고 버틸 수가 없었다.


요가를 하기 전에는 요가는 유연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편안한 운동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가는 유연성만 가지고 하는 운동도 아니고, 힘만 가지고 하는 운동도 아니다. 모든 것이 다 필요한 운동이다. 유연성과 힘을 가지고, 동작을 하는 순간에 집중하여 자연스럽게 동작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요가 동작을 하다가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되면 동작이 바로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요가는 현재에 집중하고 나의 몸을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


요가 선생님은 항상 동작과 명상은 하나이고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처음에는 동작을 하는데 많은 집중이 필요했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명상은 안됐다. 얼굴은 벌겋게 되고 숨은 가빠올랐다. 힘든 동작들을 하면 호흡이 잘 되지 않아서 짧은 호흡을 많이 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10개월 정도 지난 지금은 신기하게도 동작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된다. 정말 편안함 속에 동작이 이루어지니 명상까지도 가능해졌다. 힘든 동작을 하면서도 호흡을 길게 할 수 있어서, 호흡을 조절할 수 있다.


고민이 있고 힘든 상황에 있을 때 요가를 하면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너무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현재에는 아무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가를 한 후에 차를 마시면서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오늘 하루도 편안하게 시작함을 느낄 수 있다. 요가를 하면서 스스로가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고, 함부로 사용했다고 느껴지게 됐다. 항상 고민과 생각이 많은 나에게 현재에 집중하여 현재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가는 도움이 많이 된다.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자연스러움에 몸을 맡기고 편안함을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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