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려도 괜찮다-나에게 전하는 말
내게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한 영역에서 존경받던 누군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적 후) 뭐… 뭐, 해보는 거죠. 뜨거운지 아닌지 손을 냄비에 대봐야 아는 거 아닙니까.” 여기까진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예상 범위에 있던 대답이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말이 몇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지워지지 않는다.
‘뜨거운지 맛을 봐야… 더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위 말이 내게 여운이 남은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대답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늘 내가 해오던 버릇이기 때문이다.
‘못할 거다. 난 제대로 못할 거고, 세상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10000000000000명은 있을 거다.’
또다시 난 뜨거운 맛도 경험하기 전에 결론을 미리 내리고 있었다. 더 해보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의 호기심과 잠재력 그리고 능력은 믿지 못한 채 웅크려드는 날 발견했다. 내 발목을 붙잡는 것은 옛날부터 나의 잠재력을 꺾어왔던 조금은 처량한 내 안의 ‘처량한 나’였다.
대답을 찾았다. 뭐 이제 어떡하겠냐. 웅크리던 몸을 추스르고 조금씩 나아가야지. 많이 나아가진 못하더라도 기다려줘야지. 때론 힐난보다 친절함을 내게 전해줘야지.
필라테스에 한창 열심일 때, 선생님이 햄스트링이 유연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껏 쪼그라 들었던 햄스트링이 나아진 것처럼, 나의 다른 부분도 덜 웅크려지길 바란다.
뜨겁던, 웅크리고 있든 간에 무언가 해봐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