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있는 경계, 대만 여행 에세이
지난 6월, 코로나가 끝난 이후 해외를 나가게 된 첫 나라가 대만이었다. 대만을 선택한 이유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직장인이기에 거리의 한정감이 있어서 아시아권을 생각했었는데, 동남아와 일본은 그렇게 가고 싶지 않았고, 언어가 어느정도 될 수 있는 나라.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큰 고민없이 대만행을 선택했다. 새벽까지 핸드폰을 만지다 심심해서 제주항공 어플을 켰고, 마침 특가 할인이 취소된 자리를 예매하면서 대만행이 정해졌다.
이 때는 대만이라는 나라가 나에게 이렇게 와닿을 줄 몰랐다.
대만에서 만난 친절들은 오래 전 잊고 있었던 배려와 포용을 떠올리게 했고, 지하철을 탈 때 몸이 부대끼지 않고 새치기 하지 않고 질서정연함 속에 녹아들면서 안정감을 느꼈고, 다양함과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는 그 곳에서 자유를 느꼈다. 이는 단순히 여행을 떠나서 느낄 수 있는 자유와 다른 경험이었다. 마치 몇 번은 이 곳에 더 오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6월에 떠난 이후 향수병을 앓는 사람처럼 매일 항공권 검색을 했고 결국 10월에 난 한번 더 타이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6월의 첫 대만은 긴장, 낯설음, 잘 모름이었다면 10월의 대만은 기대, 편안함이었다. 2023년에 두 번 만난 타이페이의 경험과 그 때 느낀 기억들을 되살려 기록해보고자 이 글을 쓴다.
그 언젠가 나이가 들어 대만을 떠올렸을 때, 지금의 내가 떠오를 수 있도록.
세상은 변하더라도 지금 내가 쓴 글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그 때의 내가 기억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