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시키지 않는 삼순이네 애들
삼순이네 세 애들
'삼순이'는 3마리의 세끼들을 데리고 있는데 6개월가량 돼 가는데도 아직도 어미 '삼순이'는 새끼들을 데리고 다닙니다. 게다가 이 애들은 가끔 아직도 어미의 젖을 빨기도 합니다. '고등어'의 경우 4개월이 넘자 애들을 어디론가 떠나보내고 그리곤 자신도 집을 떠나 다시 길냥이가 되었는데 '삼순이'는 지금 6개월이 되었는데도 애들을 독립시키기는커녕 아직도 젖을 물리고 있습니다. 아예 눌러 살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이 세 아이들 중 위 사진 중 왼쪽의 '새끼 치즈 1호'는 '까망이'와 함께 이제 내 근처까지 와서 간식을 받아먹고 '자두'네 집도 수시로 드나들며 먹이도 먹고 '자두'네 집 지붕 위에서 놀기도 합니다.
'자두'가 아주 가까이 오지 않는 한 이 큰 개인 '자두'를 피하지도 않습니다. 오른쪽 사진의 '까망이'는 진작부터 용감하게 내 곁으로 와서 간식을 받아먹기도 하고 데크 위에서 다른 성묘들 틈에서 밥도 먹고 가장 적극적인 아이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사진의 '작은 치즈 2호'는 겁쟁이에 경계심 최강으로 가까이 온 적도 없고 내 소리만 나도 도망가고 어디론가 숨기 때문에 사진에도 잘 찍히지 않습니다. 가까이 오지 않으니 간식도 줘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세 아이가 성격이 다 다릅니다.
'새끼 치즈 1,2호'는 이제 어미 크기의 절반을 넘어 보입니다. 그래도 '새끼 치즈 1호'는 가끔 어미젖을 빨기도 합니다. '까망이'가 이 셋 중 가장 덩치가 작은 편인데... 하는 행동은 제일 대범합니다. 가까이 와서 간식도 먹고 내가 아주 가까이 다가 가면 그때야 도망을 가는 등 셋 중 가장 적극적이며 용감합니다.
삼순이는 왜 이 아이들을 독립시키지 않는 걸까요?
가장 안전한 곳이 여기니... 여기서 밥을 먹으라고... 다른 곳은 야생의 세계이고 위험하고 배고픈 곳이니 여기서 편히 아저씨가 주는 밥을 먹고살라고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편하게 주는 밥만 먹고살아 스스로 먹이활동을 못해서 더 위험해질 수도 있을 텐데... 어쩌자고 삼순이는 저 큰 애들을 내보내지 않는 걸까요? 이럴 때 나라도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 할까요? 요즘 고민입니다. 애들한테 일단 간식주기를 하지 말자... 밥도 주지 말까... 하지만 마음이 약해서 쫓아 버릴 수도 없고 성묘들 밥을 주면 스스럼없이 머리를 디밀고 그 밥을 애들이 먹습니다. 다른 성묘들도 이 새끼들을 그냥 놔둡니다. 심지어 이 애들과 어미는 밤에 기온이 떨어지자 자두네 집 테이블 위에서 다 같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파라솔이 있으니 이슬을 맞지 않아선지... 아예 우리 집을 자기들 터로 삼은 모양입니다. 고등어는 애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다 독립을 시켰는데 이 삼순이는 이 큰 애들까지 끼고 그냥 눌러앉아 살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이 애들은 이렇게 반 집냥이가 되어갑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지난번 이야기 했던 집 문제가 해결(?)이 돼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이 애들이 이렇게 여기 터를 잡으니 말입니다. 이 새끼 냥이들은 야생의 경험 없이 태어나서부터 여기서 편하게 밥을 먹고 자랐는데 내가 떠나면 이 애들은 어째야 할지... 걱정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 애들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때로는 머리가 휘이잉~하는 것처럼 빙빙 도는 것 같기도 하고... 잠들기 전 이 애들 생각만 하면 잠이 싹 달아납니다.
어째야 하는가... 이 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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