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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Oct 14. 2024

12: 자두와 냥이의 식사

자두의 다이어트와 고양이들의  식사시간

1. 자두의 다이어트

'자두'는 5~6살 무렵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비만이니 적정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라는 소릴 듣고 제한급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자유급식이었고요. 게다가 중성화 수술을 해서 그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 

그 후 제한 급식으로 바꿨지만 밥양을 많이 줄이지 않아서 그 효과가 그다지 나타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견종이나 크기에 비해 많이 주는 건 아니었음에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현재 13살쯤 되었고 노령이라 그런지 제한급식의 효과인지 많이 빠져서 현재는 적당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나 개나 나이가 들면 팔다리가 야위어지는 것처럼 다리가 많이 얇아져 몸이 더 커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자두는 현재 하루 200~250g 정도를 먹고 있습니다. 몸무게는 26~27k 정도가 나가고요. 

'자두'는 어릴 땐 식탐도 많고 그러더니 나이 들고 늙으니 밥을 줘도 한꺼번에 다 먹지 않고 스스로 나눠서 

먹기도 하고 그럽니다. 문제는 그래서 이 애가 밥을 나눠 먹는데 밥그릇은 언제나 깨끗이 비워져 있어 싹싹 

잘 비우네... 하고 칭찬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자두'가 남긴 밥은 고양이들이 먹는 거였습니다. 

자두 밥을 먹는 삼순이...

맘씨 좋은 '자두'는 그걸 바라보고만 있고요... '자두'가 밥을 먹다 남기면 고양이가 먹는 겁니다. '자두'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다가가 꼬리를 흔들며 주변을 맴돌고만 있는 겁니다. 세상에... '자두'의 다이어트는 

결국 고양이들이 해준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대개 동물들은 자기 밥그릇에 남이 다가오면 엄청 공격적으로 변한다는데... 이 '자두'는 자기 밥을 고양이가 먹고 있는데 그냥 보고만 있다니... 정말 배가 불러 자기는 먹을 건지... 아님 아껴서 나눠먹으려 한걸 고양이가 와서 뺏어 먹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요즘 '자두' 밥그릇이 싹싹 비워지는 건 고양이가 먹었기 때문인 거 같고 '자두'는 하루 200g 이하를 먹고 

있는 거였습니다. 


고양이들 놀이터가 된 자두네 집

*참고로 고양이 사료와 개의 사료는 원료 자체가 달라 고양이가 개 사료만 먹고 산다면 영양결핍이 

될 수 있다 하고 이는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기에 사료가 백질 함량이 높은데 반해 개는 잡식성 동물로 

곡물도 섭취하고 채소도 섭취하여 사료 성분에 곡물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그렇다고 합니다. 

그러니 반대로 개가 고양이 사료만 먹고 산다면 비만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2. 고양이들의 식사 시간은...

요즘 고양이들이 신기하게 많이 옵니다. 그전까지는 성묘가 6마리에 새끼가 3마리였는데 한동안 '삼순이'가 

집을 나가 안 와서 성묘가 5마리, 새끼 3마리였는데 요샌 안 오던 애들이 오고 '삼순이'가 다시 밥때면 와서 밥을 먹고 가고 해서 이젠 11~12마리가 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중 신기한 건 새끼 '까망이'가 있다는 겁니다. '삼순이'의 새끼 3마리 중 마리가 '까망인'데... 어느 날 현관문을 열고 나오니 '까망이'가 후다닥 도망을 갑니다. 이상하네... 요즘 '까망이'와 '노란 치즈'는 나를 

봐도 아주 가까이 가면 피하긴 하지만 도망은 안 가는데 그럴까... 의아했지요. 그러다 며칠 밥을 먹던 '까망이' 가 나를 보더니 놀라 도망을 가는 겁니다. 이상하네... 하고 보니 다른 밥그릇에 '까망이'가 있는 겁니다. 결국 삼순이 새끼 '까망이'와 어디선가 다른 새끼 블랙이인 '까망이'가 있는 거였죠. 크기도 비슷하고 생긴 건 똑같습니다. 구분이 안될 정도로 똑같습니다. 까만 털에 가슴에 스카프를 두르고 흰 양말을 신은 게 둘이 똑같습니다. 그런데 애는 어디선가 독립해서 나온 새끼로 아직은 영역을 정하지 못한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 집에서 밥을 몰래몰래 먹던 거였고요.... 어쨌든 '까망이'가 한 마리 있는 거였습니다만 애는 거의 눈에 안 띄고 나만 보면 도망가서 사진도 잘 찍히지 않습니다. 

이중 다른애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 이 애들은 자기 구역이 있어서 그곳에서 밥을 먹습니다. 예외로 오가면서 먹는 애도 있긴 합니다만 '치즈 1호'는 현관 앞에서 '치즈 2호'는 현관 오른쪽에서 자리가 정해져 있고요 새끼들은 여기저기 다니며 먹습니다. 이때 치즈들은 자기가 먹다가도 새끼들이 와서 머릴 디밀면 자릴 피해 줍니다. 신기합니다. 어른들이 아이에게 양보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등어'는 데크의 어디든 와서 먹고요. 유독 '고등어'는 '삼순이' 새끼들이 오면 하악질 하며 못 오게 합니다. 그리고 '자두'네 집에 지붕 위에는 '블랙이 2호'가 테이블 위엔 

'호피'가 자릴 잡았고요. '턱시도'는 데크에서 밥을 먹다 새끼들이 오면 '자두'네 집 테이블로 와서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안 오던 '삼순이'는 데크에 새끼들이 있으니 이곳 테이블 위로 와서 밥을 먹습니다. 이렇게 고양이들은 밥을 먹는 자리도 대개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게 평화롭게 평소 밥을 먹는 모습입니다. 

그러면 나도 평안해집니다.

* 자두는 애들이 밥을 먹고 돌아가면 혼자 남아 낑낑거리고 그럽니다. 그렇게 혼자 한동안 우리 밖을 보며 애를 태우다 포기하고 누워 버리고 맙니다. 자기 집에 애들 여럿이 와서 노는 게 즐겁나 봅니다. 이는 마치 어르신들이 혼자 적적해할 때 애들이 와서 부산스럽게 놀더라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과 같은 마음 같습니다. 

그러다 손주들이 다 가고나면 빈집에 홀로 있어 외로운 어르신들처럼... 자두는 애들이 밥을 먹고 놀다 다 가고 나면 낑낑거리고 우리 밖을 보며 어쩔줄 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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