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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킴 Oct 30. 2020

13. 유튜브 채널 Shine Kim을 시작하다

컴맹의 도전

한국 여성도 임신 초기부터 만삭까지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해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고, 출산 후에도 임신 전 몸매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내 몸으로 직접 증명해보겠다


산전 산후 운동 전문가 자격증을 따면서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임신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Shine Kim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과연 순산을 할지, 출산 후에 뿅 하고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산후 회복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는 싫었다. 각색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자격증 취득하며 배운 대로 직접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겠는데, 아무런 기술적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걸 언제 배우고 갖춰서 영상을 만들까? 임신 초기부터 담아야 하는데’ 이러다 한주 한주가 소중한 임신 기간을 어영부영 놓쳐버리고 애 낳으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서 아무런 수익도 보장받지 않은 상태에서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기로 했다. 호주에서 비디오그래퍼로 일하다 부산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인 친구에게 접근했다. 


“너 몸값 비싼 거 아는데, 내가 출산하는 날까지 매주 꾸준히 한 편씩 찍기로 약속하고 좀 싸게 해 줄래?” 

“네 예산이 어떻게 되는데?” 

“한 편당 5만 원에서… 10만 원?” 

“8만 원! deal?”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했던 그 친구에게도 내가 출산할 때까지 약 8개월 동안 꾸준한 부수입이 생기는 일이었으니 나쁠 건 없었다. 그는 내가 임신 8주부터 39주까지 매주 촬영과 편집을 맡아서 해주었고 덕분에 나는 고퀄리티의 산전 운동 콘텐츠를 나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어로 업로드된 임산부 운동 콘텐츠는 요가가 전부였다. 아직도 임산부 운동=임산부 요가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다. 임신 초기부터 만삭까지 매주 배가 불러오는 산모가 꽤 강도 높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몸소 보여주는 나의 콘텐츠는 완전히 새로웠다. 


초기엔 조회수도 별로 없었지만 이따금씩 달리는 댓글도 걱정 투성이었다. “임신 초기에 스쿼트를 하면 안 된다던데…”, “임산부가 근력 운동을 해도 되나요?”, “임신 몇 주부터 운동할 수 있나요?” 등등…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니 나처럼 임신 전에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다가 임신이 된 엄마들이 부쩍 많이 출몰하기 시작했고 나의 콘텐츠는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게 되었다. “임산부 요가는 너무 운동한 것 같지 않고 지루한데, 땀 흘리며 개운하게 운동하니 너무 좋아요”, “실제 임신한 상태에서 운동하신 거라 저도 이제 안심하고 따라 해요” 등의 반응이 더 늘어나기 시작했고, 실제로 임신 초기부터 출산할 때까지 꾸준히 내 채널로 운동해서 순산한 사람들의 간증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샤인킴'을 검색해보니 흥미로운 포스팅이 눈에 띄었다. 임신성 당뇨(일명 임당)에 걸린 엄마들이 식단관리와 운동관리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서 내 이름이 검색된 것이었다. 나의 유튜브 영상으로 운동을 하면 혈당이 내려가는 모양이었다. 같은 임산부가 가르쳐주는 운동이라 제법 땀이 나고 힘든 운동이라도 안심하고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내가 꼬리뼈 통증과 요통을 겪을 때 만든 루틴으로 촬영했던 영상은 같은 증상을 겪는 수많은 엄마들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후기 댓글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막달에 촬영한 분만 촉진 짐볼 운동을 따라 하고 진통이 시작되어 순산했다는 댓글을 읽을 때면 참된 보람을 느꼈다. 


구독자가 천명이 넘어갈 때 구글에서 애드센스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주었고 나의 영상에 광고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고도 몇 달이나 지났을까, 처음으로 100불 남짓한 광고수익이 내 통장으로 송금됐다. 구독자가 3만 명을 넘은 2020년 7월 현재에도 매달 유튜브 광고 수익은 13~14만 원 정도밖에 안되지만 조금씩 천천히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회들이 많이 찾아와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샤인킴 이름을 건 임산부 홈트 강의도 하고, 산모교실에서 강연도 하고, 이것저것 협찬도 받고, 이렇게 책도 쓰게 되었다. 지나고 보니 유튜브는 목적지가 아니었다. 유튜브는 내 명함이자 포트폴리오가 되어 샤인킴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통로가 되었다. 나의 유튜브 영상에 붙는 광고수입보다는 유튜브를 통해서 얻게 되는 일을 통한 수입이 훨씬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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