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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06. 2024

좀비가 된 엄마

만담 해풍소

아들 : 엄마 괜찮아?


엄마 : 아니, 머릿속이 자꾸 하얗게 돼.

지금 리적인 대화 들어.


아들 : 근데 숟가락은  수 있네?


엄마 : 응. 본능적인 니깐.


아들 : 아휴, 놀래라.

엄마 눈에 초점이 없. 좀비 같아.


엄마 : 이게. 블랙아웃인지 번아웃인지, 엄마도 이 증상을 정확히 모르겠어.


아들 : 정신과를 다니는데도 정확한 상?


엄마 :..........


아들 : 엄마, 정신 좀 차려봐.


엄마 : 응. 깜박이는 전구처럼 갑자기 이성적인 사고가 안돼.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나.


아들 : 아.. 걱정돼 미치겠네.

엄마 원래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이런 증상이 있?


엄마 : 글쎄, 나도 이번이 처음이. 집중을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많이 받으면 증상이 나타나는 거 같아.


아들 : 어떡지?


엄마 :.....


아들 : 휴, 또 나갔네


엄마 :.....

(밥그릇 옆에 물컵을 옮겨주며)


아들 : 전원이 꺼져도 이런 건 보여?


엄마 : 그럼. 가 팔로 물컵 떨어트리면 치잖아. 본능적으로 이 가지.


아들 : 본능은 대단한 거네. 아니 아까 내가 물었잖아. 정신과에서는 뭐라고 하냐고.


엄마 : 응..

뇌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생존에 필요한 기능만 빼고 다 정지시키는 거래. 건망증이래.

근데 난 건망증 하고는 좀 다른 거 같아.


아들 : 내 생각에도 건망증은 아닌 거 같은데.

전하고는 좀 달라. 엄마 기억 못 할  최근 기억을 잃어버리거나, 집을 못 찾아왔잖아. 지금처럼 머리가 정지 사람은 아니었는데.


엄마 :.....


아들 : 안 되겠다. 엄마 나 혼자 먹어도 되니깐, 엄 다 먹었으면 가서 누우셔.


엄마 : 아냐. 너 다 먹는 거 봐야지. 혼자 먹음 없어.


아들 : 아냐.. 엄마 정신없을 때라도 게임하면서 밥 좀 자. 히히히..

엄마가 밥 먹으면서 게임 못하게 하잖아.


엄마 : 아녀. 엄마 급 정신 돌아왔어. 

핸드폰 이리 주고 밥 먹자. 우리 아~


아들 :  앗, 내가 잘 못 건드렸어. 모성애를 깨우다니...




작가의 말 : 제가 우울증으로 좀 아픈데요. 요즘 새로운 증상이 생겨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면 그런대로 웃어넘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들과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남겨 봅니다. 심각함도 웃음으론 버틸 수 있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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